소셜미디어 매체 여성인권 보호 미흡 논란
아프리카 남(南)수단의 한 소녀가 페이스북에 올려진 경매 게시문을 통해 신붓감으로 팔려나간 사실이 드러나면서 페이스북이 비난에 직면했다고 CNN방송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페이스북 측은 문제의 게시글을 확인하자마자 삭제했지만 소녀는 이미 팔려나가 결혼까지 마친 상태였다.
어린이 인권보호 운동을 펼치는 ‘플랜 인터내셔널’(Plan International)에 따르면 이 소녀의 페이스북 경매에는 5명의 남자가 참여했는데, 그중에는 남수단 정부의 고위 관리들도 포함돼 있었다.
또 소녀의 아버지는 딸 몸값으로 암소 500마리, 자동차 3대와 1만 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이는 남수단에서 알려진 신부 몸값으로는 최고치로 전해졌다.
인권단체들은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 매체가 가난한 사람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인신매매에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남수단에서 활동하는 ‘플랜 인터내셔널’의 조지 오팀은 “오늘날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구매혼이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 대상이 되는 소녀들의 나이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첨단기술을 야만적으로 쓰는 것은 현대판 노예시장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성 평등 운동 단체인 ‘이퀄리티 나우’의 아프리카 지역 활동가인 주디 기타우는 “수단에서 계속 이슈가 되는 여성인권 침해가 늘어나도록 페이스북이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은 문제”라며 여성 인권이 보호받을 수 있게 모니터링에 더 많은 인적 자원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문제가 됐던 신붓감 경매 게시문이 10월 25일부터 15일간 올라 있었다며 “우리는 포스팅은 물론이고 광고 등 어떤 형태의 인신매매 관련 내용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을 일으킨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이를 올린 계정을 영구히 쓰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모니터링 요원을 3만 명 이상으로 2배 늘리고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는 등 우리의 계정 운영정책에 어긋나는 콘텐츠를 찾아낼 방법들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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