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가족비리 폭로 예고자, ‘짝퉁 시진핑’ 사진 공개로 망신

시진핑 가족비리 폭로 예고자, ‘짝퉁 시진핑’ 사진 공개로 망신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3-10 16:47
수정 2019-03-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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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가족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예고한 홍콩 성보(成報)의 구줘헝(谷卓恒) 회장이 최근 트위터에 공개한 시 주석의 사진이 가짜로 밝혀졌다.

10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현재 미국 연방조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 씨는 지난 8일 트위터에 시 주석이 담배를 들고 고개를 숙여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장면이라며 사진을 올렸다.

아울러 구 씨는 사진 아래에 ‘시진핑의 저장(浙江)성 서기 재임 시절 자료를 제공해준 저장 지역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라는 글까지 남기며 트위터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구 씨가 올린 사진 속 남자는 고개를 숙인 탓에 이목구비는 정확히 볼 수 없었지만, 윤곽만 보면 시 주석과 매우 흡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한 네티즌이 이 사진의 인물이 시 주석이 아닌 시 주석의 ‘짝퉁’인 리쥔화(李君華)라는 인물임을 밝혀내면서 구 회장이 올린 사진은 결국 가짜로 드러났다.

또 다른 네티즌도 구 씨가 올린 사진에 등장한 아이폰 기종의 출시 시기와 시 주석의 저장성 근무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사진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리 씨는 시 주석과 흡사한 외모로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그 여파로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 씨는 ‘짝퉁 시진핑’ 사진을 올린 이유에 대해 “그것은 일종의 심오한 의미를 담은 글”이라며 “중국인들에게 시진핑은 가짜라는 것을 알려 주려 한 것”이라는 황당한 변명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사람들에게 중국은 뭐든지 가짜로 둔갑시킬 수 있고 중국은 거짓말이 난무하는 정부라는 것을 알려주려 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2월 “시 주석 가족의 부패가 과거 중국 역대 지도자보다 심하다”면서 이를 폭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씨는 지난 2016년 8월 말 중국정부의 통제를 받는 문회보(文匯報)에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 등을 비판하는 논평을 낸 후 중국 당국의 수배를 피해 도피했으며 현재는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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