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수만큼 더 내야”… G20서 ‘IT 공룡 과세’ 기준 만든다

“이용자 수만큼 더 내야”… G20서 ‘IT 공룡 과세’ 기준 만든다

김태균 기자
입력 2019-05-31 00:32
수정 2019-05-31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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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재무장관 회의서 체계 논의 본격화

“구글·페북 등 저세율국에 본사 둬 회피”
매출 발생 국가에 납세… 내년 합의 목표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전 세계를 상대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면서도 세금은 제대로 안 내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규율할 새로운 과세체계 구축 작업이 본격화된다. 기업의 본사가 어디에 있든지 관계없이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납세의무를 반드시 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은 다음달 8~9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열고 새로운 글로벌 디지털 경제 과세체계 기준에 대해 논의한다.

새로운 글로벌 과세체계 논의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이른바 ‘가파’(GAFA)로 불리는 거대 IT 기업과 스타벅스 같은 다국적 기업들이 정당한 납세의무를 회피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거대 IT 기업 등은 본사, 공장, 데이터센터 등 이익 창출 핵심조직을 세금을 적게 부과하는 나라에 두는 식의 조세회피 수법을 쓰고 있다.

이번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마련한 방안을 바탕으로 논의가 이뤄진다. 각국에서 발생한 이익을 총괄 추산한 뒤 국가별 매출 및 이용자 수 등 지표에 맞춰 세수를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테면 전 세계 15억명 이상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의 경우 유럽에 2억 8000만명, 북미에 1억 8000만명,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5억 7000만명의 이용자가 있다. 페이스북은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아일랜드를 납세 핵심거점으로 삼고 있지만 새 기준이 도입되면 이용자 수에 비례해 매출이 발생하는 국가로 일정수준 납세 의무가 이전된다. G20의 최종 합의는 2020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새로운 제도가 마련되면 IT 기업 이외에 자동차, 의류 등 다른 업종의 글로벌 기업들도 영향을 받아 세금을 내는 나라가 현재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각국이 자국에 유리한 방향을 고집할 것으로 보여 난항도 예상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5-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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