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만 만지러 온 호날두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유벤투스 호날두가 경기 시작전 벤치에 앉아 머리를 만지고 있다. 2019.7.2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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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사인 더페스타는 호날두의 출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관람료를 책정했지만 경기 당일 호날두는 유니폼과 축구화를 갖추어 입은 채 90분 내내 벤치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입국 때부터 출국할 때까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단 하나의 인터뷰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을 향해 짜증섞인 표정만 지었다. 중국에서는 풀타임 출전에 주최측 행사에도 참석했기에 팬들의 실망은 클 수 밖에 없었다.
수만명의 팬들을 무시한 행동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탈리아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돌아와서 좋다”며 런닝머신에서 즐거운 표정을 짓는 사진을 올렸다. 한국 팬들에 대한 언급 하나 없이 자신을 향한 비판 댓글은 즉시 삭제해버렸다.
K리그 선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노쇼 논란을 일으킨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올린 SNS 영상이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호날두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러닝며신 위에서 뛰고 있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집에 돌아오니 좋다(Nice to back home)이라는 문구도 함께 써 있다.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결장했다는 사리 감독의 해명과 달리 영상 속 그는 그의 몸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2019.7.28
호날두 인스타그램 캡처.
호날두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어떠한 설명도 사과도 없었다. 김병지는 ‘호날두 노쇼’와 관련,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이벤트 경기에서 20분 정도 뛰는 것은 충분히 컨디션을 관리하면서도 할 수 있다”면서 “미리 통보를 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팬사인회 취소 핑계를 대거나 운동화를 신고 앉아있는 등 끝까지 나올 것처럼 연기한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호날두보다 7살 많은 부폰은 이날 경기를 뛰고 팬서비스도 했다.
유벤투스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적반하장식 태도로 일관했다. 유벤투스는 3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 대신 “싱가포르-난징-서울 모든 경기가 매진됐으며 국경 없는 인기를 실감했다. 환상적인 아시아투어였다”는 글만 올렸다. 그러면서 호날두 미출전이 팬들을 무시하는 무책임하고 거만한 행동이라는 한국프로연맹 측의 항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아넬리 부회장은 경기 시작이 1시간가량 지연된 데 대해서도 당시 여건을 탓하며 유벤투스는 잘못이 없다고 변명했다. 그는 “유벤투스는 (경기 당일) 오후 4시 30분에 호텔에 도착했고, 휴식을 취하거나 사전 준비 운동을 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유벤투스 버스에 경찰 에스코트가 제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가 막혀 코치가 거의 2시간가량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런 일은 우리 경험상 전 세계에서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호날두사태 소송카페’ 입장권 전액환불 요구
‘호날두사태 소송카페’ 법률지원단장 김민기 변호사가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더페스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페스타에게 입장권 전액환불과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호날두 노쇼’사태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받은 피해자들로부터 소송을 위임받아 지난 7월29일 주식회사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2019.8.1/뉴스1
이들은 ‘호날두 노쇼’사태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받은 피해자들로부터 소송을 위임받아 지난 7월29일 주식회사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2019.8.1/뉴스1
경찰은 유벤투스와 호날두에 대한 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했고 팬 2명은 지난달 29일 더페스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카페 측은 “더페스타는 호날두 선수에 대한 팬심을 이용해 통상적인 가격보다 고가의 경기 관람료를 책정했으며 호날두 45분 출전이라는 내용으로 직간접적인 허위 과장 광고를 했다”고 지적했다.
카페 측은 “더페스타는 유벤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피해자들과 자존심에 상처 입은 국민에게 공개사과하고 무조건 입장료를 전액 환불하라”고 촉구했다. 카페 측은 더페스타 관계자들이 해외로 도주하거나 자금을 빼돌릴 우려가 있다며 사법부의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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