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32만원, 40도 육박 더위
인도·방글라데시 등 타국 인부
2010년부터 6700명 이상 사망
카타르는 1인당 국민소득이 4만9746달러로 세계 6위의 부자 국민들이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트위터 캡처.
사진은 카타르 수도 도하의 칼리파 스타디움 공사 현장.AFP 자료사진
사진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위해 짓는 경기장 가운데 맨먼저 개장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전경.BBC 홈페이지 캡처
카타르는 축구장 7개, 공항과 고속도로, 호텔, 신도시 등 수십 개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200만명의 이주노동자를 동원했다. 카타르는 인구 290여만명, 정식 시민권자는 40여만명에 불과한 탓에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으로 노동력을 충원했다. 건강검진을 통과한 젊고 건강한 남성들이었다.
월급은 고작 한국 돈 32만 6000원(200파운드). 하루 1만 3514원(8.3파운드)을 받고 여름철 기온이 최고 50℃까지 치솟는 뜨거운 사막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기본 보호장비조차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추락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났고, 이주노동자는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과 한낮 노동을 금지하는 노동법의 보호도 받지 못했다. 숙소 역시 냉방시설과 수도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이었다.
’사막속 다이아’ 2022년 카타르월드컵 경기장 조감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축구 조직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4강 경기가 열릴 ’카타르파운데이션 스타디움’ 조감도를 공개했다. 4만석 규모의 이 경기장은 ’사막 속의 다이아몬드’를 주제로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도록 설계됐다고 조직위는 설명했다.
월드컵조직위 홈페이지
월드컵조직위 홈페이지
카타르는 사망한 노동자가 어디서 일을 했는지, 사망 원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다. 부검도 없이 사망자 대부분이 심정지나 호흡 장애로 인한 ‘자연사’로 처리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0일(한국시간) “카타르에서 집계한 사망자는 고작 37명”이라고 지적했다.
카타르 정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죽음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주노동자에게 1급 의료보호를 제공하고 있고, 제도 개선을 통해 사망률이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 20~50대인 이주노동자들이 심정지 등으로 인한 자연사가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국제인권단체는 2014년부터 자연사의 경우 부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카타르 정부는 멀리 있는 유가족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검을 꺼리고 있다.
네팔 출신 인권변호사는 “큰 공사 중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카타르나 FIFA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는 것이 문제다. 축구를 위해 수 천명이 죽었다. 완전히 피에 젖었다. 선수들이라고 기분 좋게 뛸 수 있을 것이라 보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르웨이와 독일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FIFA와 카타르에 항의하는 티셔츠를 입었고, 네덜란드 대표팀 조르지오 바이날둠도 이를 비판하는 인터뷰를 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엠블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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