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공항 총격사건으로 이틀째 부분폐쇄…범인 중태

LA공항 총격사건으로 이틀째 부분폐쇄…범인 중태

입력 2013-11-03 00:00
수정 2013-11-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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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시장, 조기 게양 지시

지난 1일(현지시간) 오전 발생한 총격 사건의 여파로 미국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이 이틀째 부분폐쇄돼 승객 수십만명이 여행 일정을 취소·연기했다.

수사 당국은 현장에서 경비원들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폴 치안시아(23)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범행 동기와 배경을 규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치안시아가 중태여서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 16만7천명 피해

1일 오전 9시 20분께 총격 사건이 난 직후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LAX로 향하는 항공편의 출발을 전면 중단시켰고, 이 때문에 수만명의 승객들이 탑승 게이트에서 몇 시간 동안 기다리거나 여행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LAX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약 1천550개 항공편과 승객 16만7천명이 여행 일정에 영향을 받았다.

이 중 LAX 도착 예정은 724개 항공편, 승객 6만7천850명이었고, LAX 출발 예정은 826개 항공편, 9만9천200명이었다.

LAX는 미국에서 3번째로 탑승객이 많은 공항이다.

LAX 당국은 사고 현장 수습이 어느 정도 진행됨에 따라 사건이 발생한 3번 터미널을 제외한 1·2번 터미널의 운영을 1일 오후 재개했다.

사건이 발생한 3번 터미널은 감식반이 조사를 벌이고 있어 2일에도 부분 폐쇄가 지속됐다. 다만 매표 창구와 주차장은 열려 있다.

◇ 총격범, 정부·TSA에 원한 품은듯

지금까지 정황으로 보아 총격범인 치안시아가 미국 정부와 교통안전청(TSA)에 원한을 품고 있었던 점은 확실해 보인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치안시아는 범행 당시 터미널에서 웅크리고 있던 사람들에게 접근해 차례로 “TSA냐”고 물어봤으며, 사람들이 “아니오”라고 대답하면 그냥 넘어갔다.

또 검거 당시 치안시아는 “TSA를 죽이고 싶다”는 말이 포함된 메모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제라르도 에르난데스(39)도 TSA 직원이다. 2001년 9·11 테러 사건을 계기로 창설된 TSA에서 직원이 근무 중 살해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독범행인 것으로 보이나 총격범 중태로 수사 어려워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이번 사건이 치안시아의 단독범행이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연방수사국(FBI)은 테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중이다.

치안시아를 평소에 알고 지내던 이들 중 많은 수는 그가 총으로 사람을 죽이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뉴저지에서 자란 후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치안시아는 범행 전에 남동생에게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힐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이 얘기를 들은 치안시아의 아버지는 뉴저지 경찰에 전화를 걸어 “아들이 자살할지도 모른다”며 이를 알렸고, 뉴저지 경찰은 다시 이를 로스앤젤레스 경찰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순찰차가 출동했으나 당시 그는 집에 없었다.

치안시아는 현재 UCLA 의료센터에 입원중이며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 당국은 치안시아의 건강 상태에 대해 아무런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 검거 당시 실탄 다량 소지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치안시아가 검거 당시 실탄을 다량으로 소지하고 있었다며 만약 이를 다 쐈다면 터미널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장 경비원들과 경찰 등이 총을 쏘며 치안시아를 검거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훨씬 인명피해 규모가 컸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가세티 시장은 시청 등 시 산하 공공기관 건물 모두에 숨진 에르난데스를 기리는 의미로 조기를 게양토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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