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두 거장의 엇갈린 시각
게이츠는 13일(현지시간) 발간된 대중음악잡지 롤링스톤스와의 인터뷰에서 “스노든은 법을 어겼고, 그를 영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NSA의 기밀을 폭로한 스노든이 영웅이냐, 배신자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게이츠는 또 “정부가 어떤 상황에서 인터넷을 감시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겠지만 정부에는 감시 권한이 있어야 한다”면서 “스노든 때문에 정부의 그런 역할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스노든을 칭찬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정부 감시의 세부 사항은 비밀로 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같은 날 저커버그는 인터넷 감시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우리 모두의 미래에 해악을 끼치는 것에 대해 좌절감을 표현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다소 긴 분량의 이 글에서 NSA와 스노든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인터넷을 더 강하고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스노든의 폭로를 간접 지원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인터넷의 옹호자가 되어야지 인터넷에 위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포스팅은 NSA가 페이스북 서버를 사칭하는 수법으로 악성코드를 배포하고 사찰을 벌이는 ‘터빈’ 계획을 운영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다음 날 게재된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터빈 계획은 스노든이 폭로한 기밀문서에 들어 있었다.
백악관은 저커버그가 지난 12일 밤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밝혔지만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2014-03-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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