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 경찰, 흑인 청년 쏜 경관 공개

미국 미주리 경찰, 흑인 청년 쏜 경관 공개

입력 2014-08-16 00:00
수정 2014-08-16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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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방위” vs “무고한 발포”…진실게임 양상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경찰이 경관의 총격으로 10대 흑인 청년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사건 발생 엿새 만에 발포자와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토머스 잭슨 퍼거슨 경찰서장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 9일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에게 총을 쏜 경관은 대런 윌슨이라고 발표했다.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시위대의 거센 압력을 받아온 잭슨 서장은 윌슨 경관의 인종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목격자는 앞서 백인 경관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사건 후 휴직에 들어간 윌슨 경관은 경력 6년차로 징계 처분을 받은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잭슨 서장은 윌슨 경관이 숱한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윌슨 경관을 비롯한 경찰관들은 사건 당일 오전 11시 58분께 편의점에 강도가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전한 경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숨진 브라운과 그의 친구 도리언 존슨은 이날 오전 편의점에서 시가를 훔쳐 달아난 유력한 용의자와 인상 착의가 비슷했다.

오후 12시 1분께 길거리를 걷던 브라운과 다른 남성을 발견한 윌슨 경관은 총격을 가해 브라운을 사살했다.

경찰은 총격 직전 브라운과 일행 중 한 명이 경관을 차 속으로 밀어 넣어 경관의 총을 놓고 몸싸움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차 내부에서 최소 한 차례 이상 총성이 울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몸싸움은 차 바깥 거리로 이어졌고, 브라운은 수차례 총격을 받고 절명했다.

경찰이 공개한 편의점 폐쇄회로(CC) TV 화면을 보면, 시가를 훔친 두 명의 남성 중 덩치가 큰 흑인은 옅은 색 셔츠와 카키색 반바지, 빨간색 모자를 착용했다.

살해 현장에서 발견된 브라운이 이 남성과 비슷한 복장을 한 것을 두고 경찰은 동일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퍼거슨 경찰은 범죄 용의자인 브라운이 폭력을 휘두르자 정당 방위 차원에서 윌슨 경관이 발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으나, 브라운의 친구인 존슨은 전혀 다른 증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존슨은 “브라운과 함께 길을 걷던 중 도로 바깥으로 나오라는 경관의 지시를 받았고, 그 경관이 브라운의 목덜미를 붙잡아 경찰차 안에 집어넣으려 했다”는 요지로 말했다.

이후 경관이 총을 발사했고 도망치는 브라운을 쫓아가 뒤에서 수차례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존슨의 주장처럼 브라운이 ‘항복’을 뜻하며 양손을 들고 경관의 지시에 따랐음에도 무고하게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흑인 사회는 크게 분노하고 있다.

’백인 경관의 총에 희생된 흑인 청년’이라는 인종 문제로 비화해 시위가 거세지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나서 평화와 진정을 호소했으나 진정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경찰 기록과 목격자 증언이 엇갈려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면서 수사에 나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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