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자’처럼 언론 원해…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
백악관에서 공보 업무를 맡았던 전직 대변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언론관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조 록하트는 1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만의 사실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나 할법한 일”이라며 “과거를 재정립한다는 것은 현재와 미래도 정의할 수 있다는 뜻으로, 양쪽(트럼프와 언론)에게 모두 대처하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보국장을 맡은 니콜 월리스도 같은 방송에서 “트럼프는 언론을 필요로하지 않는다. 약물에 목마른 약물 중독자처럼 언론을 원한다”고 말했다.
월리스는 “우리가 나무를 보느라 숲을 놓치는 것 같다”며 “유세에서 박수를 얻으려고 여기자를 괴롭히는 사람을, 여성 앵커가 사회를 보는 토론에 참석하는 대신 여성 앵커와 전쟁을 시작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애리 플라이셔는 트럼프 당선인이 언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나왔듯이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에 대한 언론의 자신감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언론이 신뢰를 잃고 스스로 취약해진 점을 트럼프는 폭넓게 이용해왔다”고 전했다.
미국 주요 언론 편집장들도 이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의 언론관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딘 바케이 뉴욕타임스(NYT) 편집장은 “트럼프는 언론이 골칫거리라고 말해왔다”며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와 언론에 대한 그의 관점은 모든 언론인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제라드 베이커 월스트리트(WSJ) 편집장은 “언론이 트럼프를 잘 파헤쳤으나 그가 얼마나 부자인지, 빚은 얼마나 있는지 등 아직 풀리지 않은 거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