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안보리 결의는 천장 아닌 바닥”… 美 추가 제재 예고

틸러슨 “안보리 결의는 천장 아닌 바닥”… 美 추가 제재 예고

한준규 기자
입력 2017-09-15 22:46
수정 2017-09-1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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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원유 공급… 러는 최대 고용주” 비판

“직접적 행동하라” 적극적 대북제재 주문
美, IRBM 판단 “본토·괌에 위협 안 돼”
안보리, 오늘 긴급회의 北 도발 논의

미국 정부가 14일(현지시간)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추가 대북 제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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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티스(왼쪽) 미국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벨뷰 오펏 공군기지 내 전략사령부를 방문해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공군대장)과 악수하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를 전담하는 하이튼 사령관은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은 폭발 규모를 감안하면 수소탄 실험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이 미 본토를 사정거리에 둔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벨뷰 AP 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왼쪽) 미국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벨뷰 오펏 공군기지 내 전략사령부를 방문해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공군대장)과 악수하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를 전담하는 하이튼 사령관은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은 폭발 규모를 감안하면 수소탄 실험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이 미 본토를 사정거리에 둔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벨뷰 AP 연합뉴스
영국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무모한 미사일 발사”라면서 “이 같은 도발은 북한의 외교와 경제적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가장 최근 만장일치로 채택된 제재결의를 포함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은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의 ‘천장’이 아닌 ‘바닥’을 보여 준다”면서 추가 대북 제재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2일 안보리의 신규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해 “이는 또 다른 매우 작은 조치일 뿐이고 궁극적으로 일어날 일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원유 공급 등 북한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중국은 북한의 원유 대부분을 공급하고 러시아는 북한 강제노동의 최대 고용주”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중·러도 그들 자신만의 직접적인 행동(독자 제재)을 함으로써 이런 무모한 미사일 발사를 참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며 적극적인 대북 제재를 주문했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안보리 차원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 합의는 어려우니 중국이 스스로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감지한 지 얼마 안 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미 전략핵무기 핵심기지인 노스다코타주 마이놋 공군기지에서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인 수백만 명을 ‘꼭꼭 숨게 하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늘 하던 대로 주의 깊고 한결같이 대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와 태평양사령부는 북의 미사일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판단하고 “미 본토와 미국령인 괌 등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 하원 금융위원회는 북한과 거래하거나 대북제재를 이행하지 않는 제3국 개인과 기업의 미국 금융망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2017 북한의 금융망 접근 방해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방해법 초안에는 북한과 거래한 외국 금융기관이 미국 은행에 대리계좌나 환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미국 은행이 이를 어길 때는 25만 달러의 벌금을, 고의로 어기면 100만 달러의 벌금 혹은 2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도록 했다. 실질적인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다.

유엔 안보리도 한국과 미국, 일본의 공동 요청에 따라 15일 오후 3시(한국시간 16일 오전 4시)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 문제를 정식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미·일의 추가 제재 요구에 중·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편 그레이스 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날 한국 정부의 인도적 대북 지원 계획에 대해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는 일본 정부와 같은 정면비판까지는 아니지만, 한국 정부가 현재 상황에서 대북 지원을 들고 나온 데 대해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 대변인은 “미국은 스스로와 동맹국들을 방어할 수 있는 의심의 여지 없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북한 정권에 명확히 하고 싶다”며 선동적 발언과 도발적 행동을 자제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09-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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