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 폐지로 ‘내일’이 잘린 사람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DACA·다카) 폐지를 선언한 지난 5일 워싱턴DC의 라파예트 공원에서 시위하던 그를 만났다. 그는 “저의 26년 인생은 어떻게 합니까. 미국에 온 지 16년이나 된 제가 지금 한국으로 돌아가면 뭘 할 수 있을까요”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다카는 저에게 목숨과 같은 거예요. 다카로 신분이 인정됐기 때문에 연방 정부와 일부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대학원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했어요. 실리콘밸리의 IT 기업에서 일하는 저의 ‘꿈’을 포기해야 할까봐요”라며 돌아섰다.미국 전체 드리머 약 80만명 중 7250명은 한국 청년이다. 올해 신청자까지 포함한다면 1만명에 이를 것으로 현지 교민단체는 보고 있다. ‘아메리카 드림’을 꿈꿨던 우리 미국 이민은 1980~90년대 폭발적으로 늘었다. 1970년대 초까지 7만여명이던 미국 이민자는 1990년대 초에는 80여만명으로 급증했다. 이들 중 일부가 불법체류자로 남았고 그들의 어린 자녀가 지금의 ‘드리머’다.
이에 대해 최근 백악관과 야당이 다카 대상자 보호 방안을 조속히 법제화하기로 합의했는지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려 이들의 불안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09-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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