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맛·크림맛 전자담배에 청소년 중독” 뉴욕 등 판매금지 움직임

“망고맛·크림맛 전자담배에 청소년 중독” 뉴욕 등 판매금지 움직임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19-02-03 14:00
수정 2019-02-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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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향을 내는 액상형 전자담배들. 캘리포니아 AP 연합뉴스
다양한 향을 내는 액상형 전자담배들. 캘리포니아 AP 연합뉴스
국내에선 멘톨향이 나는 가향 담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중독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판매 금지한 국가들도 있다. 주마다 다르지만 미국 등 선진국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가향 담배의 판매와 제조를 막고 있다. 가향 담배의 위험성은 다양한 향을 가미한 전자담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다시 세계적 문제로 급부상했다.

뉴욕 시의회 의원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멘솔 담배와 가향 전자담배의 판매를 금지하는 규제안을 제출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일 보도했다. 금지안이 통과되면 멘톨과 민트, 원터그린향의 담배는 물론 전체 가향 전자담배의 판매가 금지된다.

마크 르빈 의원은 “증기로 들이마시는 전자담배가 담배를 끊고자하는 성인에게 약간의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향을 넣은 전자담배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트렌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문제”라면서 “특히 열대 과일인 망고나 열대 과일로 만든 음료수인 피냐 콜라다, 딸기와 민트를 섞은 딸기민트 향 등이 젊은층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인 ‘토바코프리키즈’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2개의 주와 100개 이상의 커뮤니티에서 가향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 연방식품의약국(FDA)은 미 전역에서 멘톨 담배를 금지하겠다고 밝혔으며, 가향 전자 담배 판매에 대해서도 규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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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향을 내는 액상형 전자담배들. 캘리포니아 AP 연합뉴스
다양한 향을 내는 액상형 전자담배들. 캘리포니아 AP 연합뉴스
뉴욕시의 연구결과 뉴욕의 청소년 흡연율은 2001년 18%에서 2017년 5%로 급격히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뉴욕의 공립 고등학교 학생들 중 17%(약 4만 5000명)가 최근 한 달동안 최소 1번 이상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이 있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향이 가미된 전자담배로 처음 담배를 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FDA는 올해 초 고등학생 전자담배 흡연자가 지난해에 비해 78%, 중학생은 48% 늘었다고 발표했다.

뉴욕은 이미 수년 전부터 향이 나는 담배 제품들의 판매를 금지해왔으며, 전자담배를 파는 장소도 제한했으나 청소년 흡연률은 오히려 올라간 셈이다. 미국이 2009년 가족 흡연예방 및 담배규제법에 따라 멘톨을 제외한 바닐라와 초콜릿, 체리, 커피 등 한정된 향미만을 제약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캐나다는 2010년부터 연방정부 차원의 가향담배 규제를 시행중이다. 고등학생 흡연자 10명 중 3명이 멘톨 담배를 피운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2015년부터는 몇몇 주에서 멘톨 담배 판매를 금지했다. 유럽연합(EU)은 2016년 5월부터 궐련형 담배와 말아피는 담배에 대한 가향을 원천 금지시켰다. 우리나라처럼 캡슐을 사용하는 것도 안 된다.

우리나라는 가향 담배에 대해 홍보 외엔 별다른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미국 멘톨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 스타트업 줄랩스의 액상형 전자담배 ‘줄’(Juul)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청소년과 청년층 흡연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망고나 크림 등 다양한 향을 함유하고 있으며, 기존에 판매되는 전자담배와는 달리 디자인이 독특해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이와 관련해 법 개정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안이 제시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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