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효과인가… 美 1월 무역수지 적자 ‘깜짝’ 개선

무역전쟁 효과인가… 美 1월 무역수지 적자 ‘깜짝’ 개선

한준규 기자
입력 2019-03-28 23:28
수정 2019-03-29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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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보다 14% 감소… 대중 적자도 줄어

“美 경기둔화로 수입 감소 때문” 분석도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 “6월까지 갈 수도”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진 지 1년 만에 미국의 지난 1월 무역적자가 전달보다 14.6% ‘깜짝’ 감소했다. 이는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을 늘리면서 대중 무역적자가 55억 달러(약 6조 3000억원) 줄어든 탓도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 위축 등으로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지난 1월 상품·서비스 수지 적자가 511억 달러로 전달보다 88억 달러(14.6%)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수출은 약 2073억 달러로 19억 달러(0.9%) 증가했고, 수입은 2585억 달러로 68억 달러(2.6%) 줄었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대중국 상품수지 적자도 387억 달러에서 332억 달러로 55억 달러(14.3%) 감소했다. CNBC는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노력이 거의 1년 만에 효과를 거둔 셈”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화해 제스처로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과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을 대폭 늘려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중국의 경우 올 1~2월 공업기업 이익이 7080억 위안(약 12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하는 등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제 지표 악화 추세가 계속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미국의 무역적자가 꾸준히 늘었고, 대중 무역적자도 줄어들지 않아 이번 ‘깜짝’ 무역수지 개선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경기 둔화로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수입이 감소해 무역수지가 개선된 측면도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의 경기 침체 신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무역적자 감소 원인을 무역전쟁만으로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중 양국은 2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고위급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타협점을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미중 무역협상이) 5월까지, 6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합의가) 4월에 이뤄질 수도 있겠으나 우리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통신은 “미중이 여전히 지식재산권 보호와 중국이 합의를 준수하도록 강제할 장치뿐 아니라 관세 철폐 시점 등에 이견이 상당하다”고 보도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쌍방이 일부 진전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대거 남아 있다”면서 “협력은 미중 양국의 가장 좋은 선택지로 양국뿐 아니라 세계에 유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9-03-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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