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야, 한미 정상회담 전 제언 봇물
![손잡은 국방장관·한미연합사령관](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04/09/SSI_20190409181520_O2.jpg)
![손잡은 국방장관·한미연합사령관](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04/09/SSI_20190409181520.jpg)
손잡은 국방장관·한미연합사령관
정경두(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9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4회 한미동맹포럼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한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조야에서 기대와 우려 섞인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를 이어 가기 위해 미국이 ‘일괄타결식’ 비핵화 해법을 고집하기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현실적인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인 ‘굿 이너프 딜’을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를 둘러싼 한미 간 엇박자 우려도 나오는 기운데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한미가 동맹의 공고한 바탕 위에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리처드 하스 미외교협회(CFR) 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북한이 해야 할 일은 절충안 협상”이라면서 “장기적인 비핵화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게 이치에 맞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일괄타결식’도 아니고 북한의 ‘단계적 해법’도 아닌 문 대통령의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존 메릴(전 국무부 동아시아 정보조사국장) 조지타운대 교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중간 단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리비아 방식의 ‘일괄타결식’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없이 대북 제재 해제를 먼저 검토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가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기보다는 대북 비핵화 지렛대인 경제 제재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대화와 제재를 병행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대북 제재 완화 논의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자금이 핵·미사일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콧 스나이더 CFR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변화만이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대북 제재 해제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더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4-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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