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사망…방콕 치안 유지에 군 병력 3천명 투입
태국에서 시위 사태로 첫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반정부 시위대가 1일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어서 추가 유혈 사태가 우려된다.야당의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는 1일을 승리를 위한 ‘디데이’(D-day)로 정하고, 잉락 친나왓 총리의 퇴진과 이른바 ‘탁신 체제’ 근절을 위한 시위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제 1야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시위를 이끌기 위해 최근 의원직을 사퇴한 수텝 전 부총리는 오는 5일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생일을 앞두고 1일 총리 청사, 국립경찰본부, 방콕시경, 교육부, 두씻 동물원, 내무부, 외무부 등 10개 주요 정부 청사를 점거하는 ‘최후의 돌격’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태국에서는 푸미폰 국왕이 큰 존경을 받고 있으며, 국민이 그의 생일을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축하하는 것이 관례다.
이에 앞서 야권의 디데이 시위를 하루 앞둔 지난 30일 밤 친정부 및 반정부 시위대가 충돌해 1명이 숨지고, 10~20명이 다쳤다.
친정부 시위대인 이른바 ‘레드셔츠’ 운동가들이 시위와 집회를 벌이고 있는 방콕 외곽 체육관 근처에서 람캄행 대학교 학생들과 레드셔츠 사이에 시비가 벌어진 뒤 총격이 발생해 20대 남성 1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람캄행 대학생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누가 총을 쏘았는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1일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시내 곳곳에서 친정부 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 사이에 사소한 충돌이 수차례 벌어진 데 뒤이어 발생했다.
두 진영은 반정부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혹은 반정부 시위에 대한 국민 여론을 악화시키기 위해 고의로 폭력사태를 유발하고 있다고 서로 비난했다.
정부는 1일 시위를 앞두고 총리 청사 등 반정부 시위대가 겨냥하고 있는 주요 청사를 중심으로 경찰 2만여명을 배치한 데 이어 군 병력 약 3천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된 지난달 초 이래 군 병력이 방콕 시내 치안 유지에 투입된 것은 처음이다.
잉락 총리는 시위대를 향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으나, 친정부 및 반정부 시위대 사이 갈등이 심화하고 군 병력이 투입됨으로써 두 시위대간, 시위대와 군ㆍ경 사이에 큰 유혈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반정부 시위대는 30일 수 천명이 방콕 시내와, 외곽의 정부 청사 단지 곳곳에서 시위를 계속했다.
시위대 일부는 이날 국영 전화회사인 TOT와 CAT 구내를 일시적으로 점거한 뒤 국제전화 운영회사인 CAT에 전력 공급을 끊어 한때 전화와 인터넷 사용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전화 및 인터넷 사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쳤으며, 통신은 2시간여만에 재개됐다.
친정부 진영도 이날 방콕 외곽 체육관에서 7만여명이 집회를 벌였으나 반정부 시위대와 큰 충돌을 피하기 위해 체육관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친정부 진영은 1일 반정부 시위에 맞서기 위해 친탁신계로 분류되는 지방 여러 군데에서 지지자 수천명을 버스로 방콕으로 실어 날았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