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보호 재단 제공
코끼리 구호 재단(SEF)을 세운 렉 차일러트는 지난 2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티키리의 고통은 이제 끝났고 그의 영혼은 자유로워졌다. 이제 더 이상 해를 입지 않게 됐다”며 “평화롭게 잠들라. 너와 친구들에게 잔인하기만 했던 이 세상을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 적었다.
올해 일흔 살의 티키리는 지난달 이 재단이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사진을 통해 학대받는 처참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축제를 위해 화려하게 꾸민 의상을 걸친 사진도 있었지만 실상은 갈비뼈가 그대로 보일 정도로 심하게 말라 있었다. 축제에 동원될 몸 상태가 아니었다.
티키리는 지난달 칸디란 마을에서 매년 거행되는 페라헤라 불교 축제에 동원된 예순 마리 코끼리 가운데 한 마리였다. 정교하게 장식된 코끼리 등을 볼거리로 내세워 관광객들을 끌어 모은다.
코끼리 구호 재단은 “티키리는 소음과 불꽃놀이, 연기 속에서 열흘 내내 밤 늦게까지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티키리는 매일 밤 사람들이 축복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도록 몇 ㎞를 걷는다”고 설명했다.
축제를 주관한 사찰은 티키리가 소화기가 좋지 않아 체중이 늘지 않은 것이라며 “이 질병은 티키리의 체력이나 근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스리랑카 전역의 불교 행사에 코끼리들이 동원된다. 동영상을 보면 갑자기 흥분한 코끼리가 폭도로 돌변해 질주하는 바람에 사람들을 다치게 만드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에 따라 동물 보호단체들은 코끼리를 학대한 사람에 대한 법적 처벌 강화와 코끼리 관광을 자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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