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보시라이 발언 검열 거쳐 선택적 공개

中당국, 보시라이 발언 검열 거쳐 선택적 공개

입력 2013-08-26 00:00
수정 2013-08-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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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기율위 조사 때 27번 기절…가족 신변 위협받아”

중국 당국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 재판 내용에 대한 검열을 실시해 민감하지 않은 것만 공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만 중국시보는 뉴욕타임스(NYT)를 인용, 보시라이가 재판 첫날인 22일 당초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한 것은 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가족에 대한 신변 위협 때문이라고 발언했다고 26일 전했다.

재판을 방청한 보시라이 친구는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사형 판결을 받고, 미국에서 공부하는 아들 보과과(博瓜瓜)도 송환조치될 것이라는 위협을 받았다고 보시라이가 진술했다”고 소개했다.

보시라이는 “나는 한몸이지만 두 사람의 생명이 내게 달렸다”고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중국인민법원은 재판 내용에 대한 실시간 웨이보(徽博·중국판 트위터) 문자중계를 공언했지만 이런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법원은 보시라이의 이 발언을 재판기록에도 남기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보시라이의 다른 진술 내용도 전해졌다. 보시라이는 구금 기간 중앙기율위로부터 수백 차례의 심문을 받았으며 이 기간 27차례나 정신을 잃고 기절했다고 주장했다.

NYT는 보시라이의 법정 진술 중 민감한 내용들이 상당수 의도적으로 재판 기록에서 삭제되고,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홍콩 언론들도 소식통을 인용해 같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히 보시라이의 인간적 측면을 강조하거나 중국 당국을 부정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는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시라이는 법정에서 구카이라이의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살인 사건과 관련해 부인의 사면을 청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원은 그가 ‘구카이라이가 미쳤다’라는 식으로 부인을 비난하는 내용만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또 중앙기율위의 조사를 받을 때 조사관들이 과거 부패 사건에 연루된 관리들의 사례를 들면서 자백하면 살아남고 부인하면 사형당한다는 식으로 ‘협박’했다는 보시라이의 주장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이밖에 구카이라이의 약물 복용 관련 논쟁이 공개되지 않고, 보시라이가 “일부 권위적인 매체들이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판결을 내렸다”면서 이는 법치와 민주주의, 정의, 공정함의 정신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관영 매체들을 비판한 내용 역시 문자 중계에서 제외됐다고 홍콩 매체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중국 당국이 이번 재판과 관련, 이례적으로 문자 중계를 하자 재판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등의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재판 내용이 당국의 의중에 따라 선택적으로 공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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