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왕리쥔이 아내 짝사랑했다” 폭탄발언

보시라이 “왕리쥔이 아내 짝사랑했다” 폭탄발언

입력 2013-08-26 00:00
수정 2013-08-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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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리쥔은 내 가정을 침범했다!”

뇌물수수, 횡령,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가 26일 공판에서 왕리쥔(王立軍) 전 공안국장이 미국 영사관으로 도주했던 근본 배경에는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보시라이는 변론에서 왕리쥔과 구카이라이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친밀했다면서 “그는 나의 가정을 침범했고, 나의 근본적인 감정을 상하게 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도주 배경”이라고 말했다.

또 왕리쥔이 그간 제시한 미국 영사관 도주 이유에 대해 “말도 되지 않는다”며 “그는 구카이라이를 짝사랑했고, 감정적 고뇌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신은 둘이서 주고받은 편지 내용을 통해 왕리쥔이 구카이라이에게 사랑을 고백했다는 점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주장을 내놓은 것은 자신이 구카이라이의 살인행위에 대한 보고를 받고서도 은폐하려 했다는 왕리쥔의 주장에 신빙성이 전혀 없다는 점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주장의 진위 사실 여부를 떠나, 이번 사건의 핵심에는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 내부의 치열한 ‘권력투쟁’보다는 ‘치정극’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지난 22일 첫날 재판부터 구카이라이가 서면증언을 통해 남편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하고 보시라이가 이에 대해 아내를 거칠게 공격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둘 사이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짐작케 했다.

보시라이는 아내 증언에 “아주 웃기고 가소롭다”며 냉소적으로 반응하거나 “구카이라이 증언은 검찰로부터 정신적 압력을 받은 상태에서 이뤄졌으며 감형을 받기 위한 것”이라며 오히려 아내에게 책임을 돌렸다.

심지어 지난 24일 공판에서는 구카이라이가 당시 중학생이던 아들 보과과(博瓜瓜)를 데리고 영국 유학을 떠난 것이 자신의 외도와 관련된 것이라는 내용도 공개했다. 오래전부터 부부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소문을 간접 시인한 셈이다.

구카이라이 역시 그동안 공개된 증언 내용을 살펴보면 남편을 궁지로 몰아넣는 듯한 인상을 준다.

물론 일부 외신에서는 구카이라이가 아들 보과과의 안전을 보장받는 대가로 중국 당국과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런 점을 감안해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

법원이 지난 23일 공개한 그녀의 증언 동영상을 보면 구카이라이는 남편의 중범죄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하면서도 시종일관 침착하고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고 심지어 웃는 모습까지 내보였다.

보시라이가 검찰 측 핵심증인인 구카이라이와 왕리쥔에 대해 둘 사이가 심상치 않은 관계였다는 내용의 ‘비장의 카드’로 맞섬에 따라 법원의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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