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집중조명’펑리위안 스타일’ 표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의 회동과 시 주석의 유럽순방을 계기로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펑 여사는 지난 21일 중국을 방문한 미셸 오바마 여사와 만나 ‘핑퐁외교’ 등을 거론하면서 ‘소프트외교’ 역량을 톡톡히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또 뛰어난 패션감각까지 선보이며 ‘패선 아이콘’으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보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를 비롯한 관영언론들은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시 주석의 유럽순방 관련 보도에서 펑 여사의 활동에도 적잖은 지면을 할애하며 펑 여사의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유달리 부각했다.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 등은 펑 여사가 네덜란드를 방문했을 때 네덜란드의 상징인 튤립에 물을 주는 장면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27일 ‘’리위안(麗媛) 스타일’과 ‘미셸 스타일’이 서로 상대를 돋보이게 하며 빛을 내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1면에 배치하고, 퍼스트레이디 외교는 결코 양국 관계의 ‘조연’이나 ‘첨가제’가 아닌 ‘주연’이라고 추켜세웠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펑 여사의 ‘단독 행보’는 각별한 관심을 받았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펑 여사는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등 함께 26일(현지시간) 파리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아동병원인 네케르 병원을 찾아 계속해서 에이즈 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펑 여사는 세계보건기구 에이즈·결핵 예방치료 친선대사이자 중국 위생 및 계획생육위원회 에이즈 예방 홍보원도 맡고 있다.
지난해 시 주석의 러시아·아프리카 3국 순방, 중미 3국·미국 방문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에 동행했던 펑 여사가 이처럼 또다시 중국외교 전면에 나선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다.
미셸 여사와의 첫 회동 등 펑 여사의 최근 행보는 역대 중국 최고지도자의 부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게 중국 언론의 평가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부인이 남편과 나란히 외교 무대에 서고 관영 언론의 조명을 받는 모습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장면들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이나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부인은 적극적인 외부 노출 없이 조용히 내조에만 전념하는 관례를 유지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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