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보안 VS 추모시위… 톈안먼 25주년의 두 얼굴

철통보안 VS 추모시위… 톈안먼 25주년의 두 얼굴

입력 2014-06-04 00:00
수정 2014-06-04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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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테러 경계 최고 수위로… 홍콩·타이완선 “20만명 집회”

6·4 톈안먼(天安門) 사태 25주년을 하루 앞둔 3일 홍콩과 타이완 등 중화권과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추모하는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정작 사건이 발생한 중국에서는 철통 단속과 보안이 최고조에 달하며 고요한 분위기가 연출돼 대조를 이뤘다.

중국 베이징시 공안국은 외지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고속버스 탑승 승객들을 상대로 신분증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이날 보도했다.

베이징에는 테러 경계 최고 등급이 발령돼 중심가와 주요 도로 진입로에서 무장경찰이 24시간 순찰을 하고 있으며, 시위를 막기 위한 보안요원 10만명과 경찰견 600여 마리도 시내 곳곳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톈안먼 사태 유혈 진압 당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곳인 톈안먼 인근 무시디(木?地)의 지하철역 일부 출입구도 이유 없이 봉쇄됐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이곳은 ‘톈안먼 어머니회’ 창설자 딩쯔린(丁子霖) 등 톈안먼 사태로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이 아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매년 이맘때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톈안먼 광장만큼 중점 보안 대상으로 꼽힌다.

반면 이날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집회가 열렸다고 중화권 언론들이 보도했다. 톈안먼 추모 집회는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의 주도하에 톈안먼 사태 발생 1년 뒤인 1990년부터 매해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타이완에서도 추모 집회가 동시에 거행됐다.

지련회 리줘런(李卓人)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최소한 20만명이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톈안먼 사태 당시 문을 열었던 ‘톈안먼 민주대학’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이버대학 형식으로 25년 만에 부활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민주대학은 1989년 6월 3일 톈안먼 광장에서 장보리(張伯笠) 등이 중심이 돼 설립한 학교로 강의 첫날 계엄군의 탱크가 밀고 들어오면서 개교 24시간 만에 폐교됐다. 톈안먼 사태 때 시위대에 동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실각된 자오쯔양(趙紫陽) 당시 공산당 총서기의 비서인 바오퉁(鮑彤)을 비롯한 민주화 인사 40여명이 교수진으로 구성됐다. 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들이 요구한 민주화, 인권 등을 주제로 하는 16개 강좌가 개설돼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4-06-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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