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망 투자은행가 회사돈과 함께 돌연 잠적

러시아 유망 투자은행가 회사돈과 함께 돌연 잠적

입력 2015-01-05 16:05
수정 2015-01-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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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잘 나가던 헤지펀드 운용업체 오너가 돌연 회사의 전 자산과 함께 종적을 감춰 현지 업계에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블랙필드 캐피털’(Blackfield Capital CJSC)의 설립자인 킴 카라페티안(29).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9년 설립된 블랙필드 캐피털은 모스크바 주식시장에서 컴퓨터 주도의 알고리즘 트레이딩 전략을 구사, 2013년에는 모스크바 주식 선물과 옵션 일일 거래규모에서 많을 때는 2%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카라페티안은 직원들에게 회사가 굴리는 자금이 3억달러(약 3천330억원)에 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블랙필드는 연말에 호화로운 송년 파티를 여는 것으로 유명했다. 현지 투자은행업계 사람들이 파티에 참석하려고 애쓰기도 했다.

카라페티안 자신도 블랙필드 미국 현지법인 설립과 더불어 월 임대료가 1만5천달러(약 1천660만원)인 뉴욕의 펜트하우스를 임차하기도 했다. 해당 지역 임차료 중 면적당 금액으로는 최고였다.

그러던 카라페티안은 지난해 10월 중순 아무런 이유없이 종적을 감췄다.

정체불명의 남자 3명이 모스크바 강변의 고급 빌딩에 있는 회사 사무실에 들이닥쳐 그를 찾을 때까지도 직원들은 영문을 전혀 몰랐다.

카라페티안이 사라진 직후 회사 임원들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돈이 없다고 털어놨고 투자자들이 맡긴 현금을 포함해 회사 계좌에 있던 약 2천만달러(약 222억원)도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그가 어떤 범죄혐의로 기소된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해 봄 우크라이나 분쟁 사태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블랙필드 미국 현지법인이 사무실 임차를 중단하고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이 있었는데 직원들은 “러시아 경제위축”과 관련한 자금 부족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카라페티안은 종적을 감춘 이후 몇몇 회사 간부들과 투자자들에게 모종의 위협을 피해 도망을 다니고 있지만 모든 투자금은 돌려주겠다는 이메일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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