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잠긴 덴마크…코펜하겐 테러 희생자 대규모 추모

슬픔에 잠긴 덴마크…코펜하겐 테러 희생자 대규모 추모

입력 2015-02-17 07:51
수정 2018-03-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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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현장에 헌화 행렬…범국가적 추도 분위기

덴마크가 코펜하겐 테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슬픔에 잠겼다.

그러나 3만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대규모 야외 추모 행사를 열어 연대 의지를 다지는 동시에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대외에 천명했다.

헬레 토르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는 16일(현지시간) 테러가 일어난 문화센터 인근에 마련된 추모식에서 “유대인에 대한 공격은 덴마크에 대한 공격이자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라며 통합된 덴마크를 강조했다.

슈미트 총리는 “유대인도, 이슬람인도, 기독인도 모두가 덴마크인으로 공존한다”고 덧붙이고는 해외에서 참석한 추모객들을 위해 영어로도 사의를 표했다.

슈미트 총리는 앞서 기자들에게 이스라엘 정부가 유럽 내 유대인들의 귀향을 촉구한 데 대해 “유대인 사회는 수 세기 동안 덴마크에 뿌리내린 만큼 덴마크 사회의 일부”라며 덴마크를 떠날 필요가 없다고도 밝혔다.

그녀는 나아가 “이슬람 대(對) 서방, 이슬람 대 비(非)이슬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핵심적 가치 대 폭력적 극단주의자들의 다툼”이라며 이번 사태를 보는 관점을 명확히 했다.

테러 현장에서 생존한 프랑수와 치머래 덴마크 주재 프랑스 대사는 추모 연설에서 한달여 전 파리 테러와 흡사하다며 프랑스와 덴마크 간 연대를 강조하고 “덴마크 경찰의 용기가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다”며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참석자들 손에 들린 횃불로 곳곳이 불야성을 이룬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스웨덴 각료들과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시장 등 외국 주요인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주대 덴마크 대사관을 찾아가 테러 희생을 위로하고 연대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날 덴마크 정부는 정부청사를 비롯한 정부기관 건물들에 일제히 조기를 달았다.

문화센터 카페와 유대교회당 인근에서 벌어진 두 차례 테러 총격에 사망한 이들은 55세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핀 뇌르고르와 37세 유대인 단 우산 등 두 명이었다. 평소 이들을 기억하는 동료들의 아픔은 더욱 컸다.

뇌르고르의 한 친구는 현지 언론에 “고인은 정말 따뜻하고 창의적인 사람이었다”며 절통한 심정을 전했다.

다른 동료는 뇌르고르가 평소 사회통합에 관심이 많았다는 점에서 “개방적인 세계인이었다”고 말하며 테러 행위를 비판했다.

현지 유대교 단체는 단 우산의 희생에 빚을 졌다는 느낌을 감추지 못한 채 비통해했다. 이 단체의 단 로센베르 아스무센 대표는 “그날 밤 그가 유대교회당 앞을 지켜준 데 대해 많은 이들이 감사해 할 것”이라고 했다.

단 우산은 15일 자정을 넘긴 시각, 유대교회당 앞에서 출입 통제 등 경비를 하다가 두 번째 테러에 운명했다.

이들 동료 외에 많은 시민이 문화센터 등 사건 현장 앞을 찾아 헌화하는 것으로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일부 코펜하겐 시민은 테러 용의자가 사살된 장소에 꽃을 두면서 용서하자는 뜻도 밝혔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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