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브렉시트 반대”…EU 탈퇴 없던 일 되나

영국 하원 “브렉시트 반대”…EU 탈퇴 없던 일 되나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9-01-16 07:28
수정 2019-01-1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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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합의안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
메이 총리 “정부 불신임 물은 뒤…플랜 B 마련”
EU, 영국의 EU 잔류 촉구…“최악의 상황 대비”
3월부터 이동·세금 불편한 ‘노딜 브렉시트’ 우려도
표정 어두운 메이 총리
표정 어두운 메이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의 투표가 끝난 뒤 굳은 얼굴로 앉아 있다. 2019.1.16
로이터 TV 화면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하원이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의회 역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시켰다.

브렉시트를 추진해온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정부 불신임에 대한 의회의 뜻을 물은 뒤 의회가 정부를 신임한다면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될 수 있는 방안, 즉 ‘플랜 B’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영국의 EU 잔류를 촉구하면서도,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하원의원 639명은 이날 오후 의사당에서 정부가 유럽연합(EU)과 합의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놓고 찬반 투표를 벌였다.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합의안은 무려 230표차로 부결됐다.

영국 의정 사상 정부가 200표가 넘는 표차로 의회에서 패배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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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 의회
영국 하원 의회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가 진행된 영국 런던 의회. 2019.1.16
로이터 TV 화면 로이터 연합뉴스
합의안은 영국과 EU가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전환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등 브렉시트 이후의 상황에 대한 양측의 합의 내용을 담았다.

브렉시트 합의안은 영국과 EU 양쪽 의회에서 모두 비준동의를 받아야 한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부정적인 정치권 설득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합의안 부결을 막아내지 못했다.

승인투표가 부결되면서 영국 정부는 오는 21일까지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승인투표 부결 발표 직후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의회가 이번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투표결과는 의회가 무엇을 지지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만약 의회가 정부에 대한 신임을 확인한다면 보수당 내 동료 의원,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민주연합당(DUP)은 물론 의회 내 각당 지도부와 함께 합의안 통과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이같은 논의를 통해 유럽연합(EU)과 협상 가능하면서도 의회의 충분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면 이를 EU와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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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영국 의회 앞에 있는 윈스턴 처칠 동상 앞에서 국기와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2019.1.16  신화 연합뉴스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영국 의회 앞에 있는 윈스턴 처칠 동상 앞에서 국기와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2019.1.16
신화 연합뉴스
한편 EU 측의 반응은 엇갈렸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궁극적으로 유일한 긍정적인 해법이 무엇인지 말할 용기를 누가 가질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영국의 EU 잔류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반면에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최악의 상황으로 꼽히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대비를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저녁 투표 결과로 영국이 혼란스럽게 EU를 떠날 위험이 더 커졌다”며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일이 발생한 만큼 EU 집행위는 EU가 (비상상황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비상대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아무 대비 없이 오늘 3월 29일 밤 11시 EU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뜻한다.

영국과 EU는 브렉시트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0년 말까지 21개월 동안 전환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 기간 영국은 지금처럼 EU와 관세동맹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양측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노딜 브렉시트로 가면 이런 전환기간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영국은 EU와 완전히 남이 되는 셈이다.

이 경우 수출입시 세금이 증가해 기업 비용이 증가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EU 회원국으로 누리던 자유무역협정의 특혜도 사라진다. 한국, 일본, 미국 등과 별도의 무역협정을 맺어야 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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