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에 플루토늄 인도한다더니… 재사용 명분 내세워 비축량 늘릴 듯

日, 美에 플루토늄 인도한다더니… 재사용 명분 내세워 비축량 늘릴 듯

입력 2014-04-12 00:00
수정 2014-04-12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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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확산 우려에도 강행

일본 정부는 11일 국가의 중장기 에너지 정책의 기본 방침인 ‘에너지 기본계획’을 각의 결정했다. 핵연료 사용 후 추출한 플루토늄을 재사용하는 ‘핵연료주기’ 정책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일본 정부가 핵연료 재사용을 명분으로 플루토늄 비축량을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에너지기본계획은 원전을 ‘수급구조 안정에 기여하는 중요한 기본 전력원’이라고 규정하고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다시 원전 연료로 쓰는 핵연료주기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오는 10월 완공되는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에서 생산한 플루토늄을 우라늄과 섞어 혼합 산화물(MOX)로 만들고 이를 연료로 투입해 전력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MOX 연료를 사용할 고속증식로 ‘몬주’의 실용화 방안은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빠져 있어 일본이 플루토늄 비축량을 늘리는 것에 대한 비판이 커질 전망이다. 핵 전문가인 매슈 번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일본이 아직도 플루토늄 재활용을 에너지 안보로 이어지는 효율적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허무맹랑하다”고 비난했다.

일본이 생산한 플루토늄이 테러조직에 도난당하거나 공격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NYT는 “플루토늄을 추출하게 될 롯카쇼무라 공장은 경비태세가 빈약해 테러리스트와 맞설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일본이 (핵무기) 확산 위험에도 불구하고 플루토늄을 비축하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베 정부는 사용 목적이 없는 플루토늄은 보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생산한 플루토늄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달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무기급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등 핵물질 수백 ㎏을 미국에 인도하기로 합의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04-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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