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서 ‘비난전’ 적절치 않아 北문제 연대만 韓언급”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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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징용배상 판결 등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를 비롯해 지금까지 양국이 쌓아온 관계의 전제마저 부정하는 듯한 움직임이 계속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30일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NHK로 중계된 중의원 본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국제법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주장해야 할 것을 주장,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갈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베 총리가 징용배상 판결 등과 관련해 올해 들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방송된 NHK 프로그램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의 자산 압류를 신청한 것과 관련, “매우 유감”이라며 대응 조치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 비춤) 논란 등으로 갈등이 격화된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 ‘패싱(외면)’ 외교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는 이날 “이번 시정연설에서는 ‘비난전’처럼 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 한국에 대한 언급은 북한문제에 관한 연대에 그쳤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시정연설에서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지향하겠다”며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도 긴밀히 연대해 나가겠다”고 거론한 바 있다.
그는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선 “한국 군함에 의한 레이더 조사 사안 등에 대해선 전문적·기술적 관점에서 방위당국 간 협의가 이뤄졌으며 이 사안 등에 관한 인식과 향후 대응에 대해선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과 방위성이 누차 밝힌 대로”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를 명기하는 방안에 대해선 “국민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대원의 정당성을 명문화하는 것은 국방의 근간에 관련된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7년 5월 ‘평화 헌법’의 핵심 조항으로 불리는 9조의 1항(전쟁·무력행사 영구 포기)과 2항(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을 남겨두고 자위대 근거를 명확히 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구체적 개헌안을 제시했다.
한편, 일본 여당인 자민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 참석차 귀국해 있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최근 한일 갈등과 관련해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의원들은 외교부회(외교위원회) 등 합동회의에서 나가미네 대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대사 소환은 필수다”, “국민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신속한 대항 조치다. 나가미네 대사를 한국에 돌려보내지 않는 강경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취재 보조 : 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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