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정부, 조직원과 맞교환 첫 시인
113명 억류… 테러 동원·강제결혼 가능성2014년 4월 나이지리아 치복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보코하람에 납치됐던 276명 중 82명의 여학생이 풀려났다고 BBC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구속된 보코하람 관련 혐의자와의 교환을 통해 이 여학생들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대통령궁은 또 스위스정부와 보안기관, 국제적십자사 등에도 감사를 표했다.
석방된 여학생은 2014년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의 한 학교 기숙사에서 보코하람에 납치된 여학생 중 일부로 이들은 카메룬 국경 반키의 한 육군 기지에 수용됐다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여학생 석방 소식에 두 딸이 납치된 에노크 마크는 “이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면서 “다른 학생도 모두 풀려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보코하람 연루자와 여학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은 처음이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해 10월 여학생 21명의 석방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도 보코하람에 몸값을 주지 않았으며 구속한 보코하람 조직원을 여학생과 맞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보코하람에 여전히 붙잡혀 있는 여학생은 113명으로 추정된다. 일부는 자살폭탄 테러에 동원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달 피랍 3주년 행사에서 협상이 많이 진척됐으나 난제를 만났다고만 설명했다.
보코하람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 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조직으로 나이지리아 동북부를 거점으로 삼고 있다. 2009년 이후 정부군, 친정부 민간인을 겨냥해 폭탄, 총기로 테러를 감행했다. 특히 결혼식과 같은 민간인 잔치에 여성을 동원해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르는 등의 잔학한 수법을 사용해 비난을 받았다.
실제로 납치된 여학생의 상당수는 강제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결혼해 임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들은 이들이 자살폭탄 테러에 동원되기도 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미셸 오바마 등 유명 인사들이 지원하는 구명 캠페인 ‘우리 딸을 데려오라’가 소셜미디어를 달구기도 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2017-05-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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