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대상 日 반출 문화재 어떤 걸까

반환 대상 日 반출 문화재 어떤 걸까

입력 2010-11-09 00:00
수정 2010-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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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실의궤를 비롯해 일본에 유출된 한국문화재 반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 誠司) 일본 외무대신과 8일 저녁 전화통화를 갖고 일본은 한반도에서 유래하는 도서 1천205책을 인도(반환)하고 협정 발효 후 6개월 이내에 도서를 인도하며 양국간 문화교류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고 우리 외교부가 이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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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국이 반환에 합의한 문화재는 모두 도서이며 전부가 궁내청 소장품이다.

 그 세목은 조선왕실의궤 167책 전부와 대전회통 1책,증보문헌비고 99책,규장각 등 기타 도서 938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도서는 일본에 유출된 과정이 명백히 ‘약탈’이나 ‘불법’,혹은 그에 준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으며 대체로 유출 시기는 조선이 사실상 일본의 피식민지로 전락한 1905년 이후 1945년 해방 이전이다.

 궁내청 도서관인 쇼로부(書陵部)에 소장된 한국 고서는 2001년 서지학자 박상국씨가 조사할 당시에는 총 639종 4천678책으로 파악됐다.이를 토대로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는 문화재는 661책이라는 제안이 최근 나오기도 했다.이후 쇼로부에 의궤류 등 서책이 더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현재 쇼로부가 소장한 한국 도서 중 반환대상 품목으로 지목된 문화재는 각 책마다 찍힌 소장처 도장에 따라 △조선총독부 기증인(조선총독부가 기증했다는 도장이 찍힌 도서) 79종 269책 △경연인(經筵印.경연이라는 도장이 찍힌 도서) 3종 17책 △제실도서지장(帝室圖書之章.제실도서관 직인이 찍힌 도서) 38종 375책의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이번 반환대상에 오른 것은 대부분 조선총독부 기증인이 찍힌 것이며,나머지 경연인과 제실도서지장 도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독 총독부 도장이 찍힌 것이 반환대상이 된 것은 그것이 조선총독부라는 권력에 의해 일본으로 강제 유출된 것으로 양국 정부,특히 일본 쪽에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환대상에 포함된 도서류를 종류별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의궤류(儀軌類)=2001년 조사 당시 파악한 쇼로부 소장 조선왕실 의궤류는 76종 154책 분량이다.그러나 이번에 반환품목이 167책이라고 한만큼 그동안 새로 파악된 의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01년 현재 기준으로 의궤류를 판본별로 보면 △필사(筆寫) 혹은 원본이 63종 108책 △활자본 11종 44책 △목판본 2종 2책이며 기타 3종 115책(그 중 2부는 복본이다)이다.

 이를 원래 소장처인 사고별(史庫別)로 보면 △오대산사고 41종 △태백산사고 7종 △정족산성사고 5종 △강화사고 3종 △규장각 1종 △미상 6종이다.

 의궤는 다시 그것이 다루는 내용에 따라 1.가례(嘉禮) 2.책례(冊禮)·책봉(冊封)·진봉(進封) 3.국장(國葬) 4.빈(殯)·혼례(魂禮) 5.부묘(부<示+付>廟.종묘에 올림) 6.능(陵)·원(園) 7.묘(廟)·휘(諡)·존호(尊號) 8.안태(安胎.태를 안치함) 9.보인(寶印) 10.영정(影幀) 11.찬수(撰修) 12.황단의(皇壇儀) 13.영건(營建.건축) 14.진찬(進饌) 15.진안(進宴) 16.행행(行幸.왕의 행차) 17.궁전의(宮殿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대전회통(大典會通)=대전회통은 고종 2년(1865) 왕명을 받들어 편찬한 조선시대 마지막 법전이다.

 이런 대전회통 중 총독부 직인이 찍힌 것은 두 종류가 파악된다.하나는 권1~5의 전체 5권 5책이다.(권이란 요즘 책의 장<章> 정도에 해당하며 책이란 요즘의 단행본 1권을 말한다) 따라서 이번 반환대상에 오른 1책이란 이를 말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나머지 한 종류가 바로 제3권만 남은 1책인데 이것이 반환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이는 목판본으로 고종 2년 간행본이다.

 이 책에는 궁내성 소장 도서임을 표시하는 ‘궁내성도서인’(宮內省圖書印)이라는 도장과 함께 조선총독부도서지인(朝鮮總督府圖書之印)이라는 도장이 확인된다.책 끝에는 쇼와(昭和) 10년(1935) 10월31일에 (쇼로부가) 인계받았다는 기록이 보인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이 책은 상고 이래 구한말에 이르기까지의 한국의 문물제도(文物制度)를 백과사전식으로 분류 정리한 것으로,여러 차례 증보를 거쳐 대한제국 시대에 최종 보완됐다.

 쇼로부 소장품으로 총독부 직인이 찍힌 것은 2001년 두 종류가 파악됐다.

 그 중 하나는 제1권부터 마지막 250권까지에다가 정오(正誤) 편 1권을 붙인 것으로 전체 251권 51책 분량이다.신납활자판(新鉛活字版)으로 융희(隆熙) 2년(1908)에 인쇄했다.책 끝에 메이지(明治) 44년(1911) 8월10일 총독부가 기증했다는 말이 있다.

 다른 하나도 역시 전체 250권에다가 정오(正誤) 편 1권을 구비한 것으로 판본이나 출판연도 역시 앞과 같다.하지만 이는 분량이 251권 50책이다.책 끝에는 ‘조선총독부기증’이라는 말만 있고 기증 시점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는다.

 반환대상에서 특별히 언급된 대전회통은 이 둘을 합친 것으로 추정된다.하지만 이 둘을 합치면 분량은 101책이다.우리 외교부가 말한 ‘증보문헌비고 99책’은 아마도 두 종류에 각각 1책씩 붙은 정오 편을 뺀 수치이거나 착오인 듯하다.

 이번 반환대상에는 몽유도원도 같은 민간 소장 문화재는 당연히 누락됐다.몽유도원도만 해도 개인(덴리대학) 소유이며,그것이 언제,어떤 과정을 거쳐 일본으로 갔는지 전혀 밝혀진 바가 없다.따라서 반환을 강제할 권리가 두 나라 정부 어디에도 없다.

 한편,올해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 등에 의하면 일본에 유출된 한국 문화재는 10만7천857점이 확인됐으며 이 중 6만1천409점이 일본 국립박물관이나 대학,사찰 등 250곳에 소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궁내청 소장 한국 전적 문화재 중에는 1965년 한일회담 때 163종 852책이 돌아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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