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지 않기’ 40일간의 도전

‘거짓말하지 않기’ 40일간의 도전

입력 2011-03-30 00:00
수정 2011-03-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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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 출간

한 남자가 지방 출장을 가기 위해 기차역 창구 앞에 섰다. 회사의 지시대로 값싼 특가표를 사려고 새벽같이 줄을 섰지만 직원은 특가 티켓은 다 팔렸다며 더 비싼 값에 한 차례 갈아타기까지 해야 하는 표를 권한다.

마음이 상했던 그는 그 창구직원이 5분 뒤 출발하는 열차를 타야 한다고 애원하는 다른 손님에게 불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더욱 화가 치밀게 되고 난생처음 ‘의도적으로’ 정직하게 행동하기로 한다.

평소대로 억지 미소를 짓고 말없이 표를 사는 대신 ‘싸가지’, ‘돌대가리’ 같은 단어를 섞어 직원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기자인 위르겐 슈미더는 어떤 흥분까지 불러왔던 이날의 경험 이후 “40일간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을 결심했고 그 40일의 기록을 책 ‘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 담아냈다.

40일간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친구의 아기를 보고 “못생겼다”고 말할 수 있는지, 관심 없는 사람에게 “잘 지냈어?”라는 의례적 안부를 물은 적 없는지 떠올려보길 바란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깨어있는 동안 4.8분에 한번꼴로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거짓말 금식’ 기간에 저자는 친구의 비밀을 폭로해 세게 얻어맞기도 하고 정직하게 세금 신고를 했다가 거금을 잃기도 했으며 아내가 만든 음식에 대해 “맛없어, 토하겠다” 같은 비판을 계속 던지다가 결혼 생활을 위기로 몰고가기도 한다.

그러나 가족들에게 참아왔던 불만을 정직하게 전해 가족애를 되찾고 늘 과대평가해온 자신에게 정직해져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등 ‘정직의 힘’을 점차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저자의 흥미로운 경험 속에서 우리가 왜 거짓말을 하는지, 거짓말이 정말 인간관계에 필요한지, 어떻게 세상과 소통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40일간의 실험 이후 저자는 거짓말을 끊었을까? 그렇지는 않다. 저자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거짓말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면 대신 ‘공손한 정직’을 모토로 삼고 노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모든 이기적 거짓말, 거짓 아첨, 뻔뻔한 모욕은 내 인생에서 사라질 것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공손하게 진실을 말하려 노력할 것이다. 꼭 거짓말이 필요한 경우엔 상대에 대한 배려를 철칙으로 삼을 것이다.”(365쪽)

장혜경 옮김. 368쪽. 1만4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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