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20% 넘는 작품 2개 뿐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 성적표가 시원찮다.현재 방영 중인 18개 드라마 중 시청률 20%를 넘는 드라마는 KBS 1TV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와 KBS 2TV 주말극 ‘사랑을 믿어요’ 2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드라마들은 대부분 10~15%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KBS 1TV ‘9시 뉴스’의 평균 시청률이 20%인 점을 감안하면 시청률이 뉴스에도 못 미치는 드라마가 수두룩하다는 얘기다.
◇시청률 ‘도토리 키재기’ = 23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MBC 주말극 ‘욕망의 불꽃’이 종영하면서 주간 시청률 상위 5개 프로 중 드라마는 3개에서 2개로 줄었다.
’사랑을 믿어요’는 2주전 MBC의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시청률 기근은 월화극과 수목극에서 특히 심하다.
SBS 수목극 ‘싸인’이 지난달 10일 25.5%로 종영한 후 현재까지 시청률 20%를 넘은 작품은 한 편도 없다.
월화극의 경우 MBC ‘짝패’가 15%대에 머물고 있고 SBS ‘마이더스’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김희애와 장혁의 이름값에 비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KBS 2TV ‘강력반’은 한 자릿대에 머물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목극은 한달 넘게 도토리 키재기 싸움을 하고 있다. ‘싸인 종영 후 MBC ‘로열 패밀리’와 KBS 2TV ‘가시나무새’, SBS ‘49일’이 10~13% 주변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주말극은 ‘사랑을 믿어요’ 외에 SBS ‘신기생뎐’이 최근 18.5%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무리한 설정 때문에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받는 MBC ‘반짝반짝 빛나는’과 ‘내 마음이 들리니?’ 역시 20% 고지는 아직 넘지 못했다.
◇”대중 사로잡는 데 실패”..무거운 주제도 한 몫 = 이 같은 부진은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이 평소 드라마를 보지 않는 대중을 시청자로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상파 채널의 연 평균 시청률이 10%가 안되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 드라마의 기준인 시청률 30%는 TV를 보지 않는 사람들까지 사로잡지 못하면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KBS 고영탁 드라마국장은 “드라마를 습관적으로 보거나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브라운관 앞을 떠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포괄적인 다수가 좋아하는 드라마들이 없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드라마국 관계자도 “단순히 일반 시청자들이 볼 때 재미있는 작품이 없어서라고 볼 수 있다”라며 “’시크릿 가든’이나 ‘제빵왕 김탁구’처럼 대박 작품들은 캐릭터의 매력도나 이야기의 구성이 충분히 대중에게 호소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마이더스’나 ‘로열패밀리’ ‘가시나무새’ ‘짝패’ 등 지금 방영 중인 작품들의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 시청자들이 떠난다는 분석도 있다.
재벌가의 부패와 권력암투, 신분간 갈등, 배신과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 밤시간대 시청자들에게 여유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앞으로 방영 예정인 작품들은 로맨틱 코미디가 주를 이룬다.
’로열패밀리’ 후속으로 방송되는 차승원.공효진 주연의 ‘최고의 사랑’은 톡톡 튀는 캐릭터와 재기발랄한 대사로 유명한 홍정은.홍미란 작가의 작품으로, 한물간 아이돌 그룹 멤버와 톱 남자배우의 사랑을 다룬다.
’가시나무새’의 뒤를 잇는 ‘로맨스 타운’도 재벌가에서 일하는 가사관리사들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고 ‘강력반’에 이어 방송되는 ‘동안미녀’는 고졸 학력의 34살 여성이 7살 어린 동생 신분으로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