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승만 이어 ‘정율성 다큐’ 논란

KBS, 이승만 이어 ‘정율성 다큐’ 논란

입력 2011-08-11 00:00
수정 2011-08-1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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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혁명음악 대부..14일 편성에 KBS 이사들 강력 반발



’이승만 다큐’로 홍역을 치르는 KBS가 이번에는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인 정율성에 관한 다큐를 편성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KBS는 14일 방송되는 ‘KBS 스페셜’에서 광복절 특집으로 정율성(1914~1976)의 생애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낼 계획이다.

그러나 방송에 앞서 지난 10일 열린 KBS 이사회의 간담회에서 여당 측 이사들이 이 프로그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일부 이사는 이사직을 걸고라도 이 프로그램의 방송을 막겠다고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제작진이 불려와 심한 질책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 측 황근 이사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율성은 독립운동은 극히 일부분만 했고 평생을 공산주의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한국전쟁에는 북한군으로 참전한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의 일생을 KBS에서 조명한다는 게 적절한가”라고 지적했다.

황 이사는 “그런 사람을 광복절에 맞춰 조명한다는 것은 국가정체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라며 “현재 우리 사회가 이념 갈등이 심각한데 이런 상황에서 정율성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여당 측 이사들은 KBS 김인규 사장과 제작진에게 방송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이에 KBS는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율성은 한국 광주 태생으로 19살에 중국에 건너가 독립운동을 펼치다 1939년 중국 공산당에 가입했고, 1950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북한 김일성 주석에게 요청해 중국인으로 국적을 옮긴 후 한국전쟁 때 중국인민지원군으로 참전, 북-중간 우호친선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천재적 음악가인 그는 ‘팔로군행진곡’ 등을 창작해 중국에서 위대한 음악가, 혁명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1950년대에는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중국 건군 83주년 행사의 하나로 정율성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태양을 향하여(走向太陽)’를 재상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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