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작업실(Artist & Space) - ②백순실 작가 입력 2012-03-01 00:00 수정 2012-03-01 00:00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글씨 크기 조절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 됩니다. 가 가 가 가 가 프린트 공유하기 공유 닫기 페이스북 네이버블로그 엑스 카카오톡 밴드 https://www.seoul.co.kr/news/life/2012/03/01/20120301500002 URL 복사 댓글 0 백순실의 작품 세계는 두 개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차(茶)와 음악입니다. 차와 음악은 그가 그리는 작품들의 근간을 이루는 개념들이자 작가 자신의 삶이기도 합니다. 은은한 다향과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자연인 백순실은 시처럼, 음악처럼 그림을 그립니다. 파주 헤이리에 자리한 그의 작업실을 찾았습니다. 백순실은 동다송(東茶頌)이란 주제로 십수년간 작업해 왔습니다. 차를 노래한다는 뜻의 동다송은 다도를 선의 경지로 끌어올린 초의선사가 지은 문집이름 입니다.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세계를 자신의 작품 주제로 일관해 오고 있다는 것을 달리 말하면 다인으로서의 생활이 곧 바로 창작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 음미되는 감각의 세계와 깊은 관념의 세계를 넘나 드는 가운데 그의 창작 세계가 이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차의 색깔을 반영하듯 흑갈색 차분한 바탕 위에 여러 가지 관념적 기호들이 자리한 것이 특징입니다. 관념적 기호들의 표현 수단은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를 보입니다. 초기의 작품은 찻잎을 연상시키는 선획이 촘촘히 엮여나가는 구성의 패턴입니다. 이어 생성적 기운이 강한 기호들이 등장합니다. 강한 코발트빛과 붉은 벽돌색이 화폭에 생동감을 줍니다. 근작에서는 기호들이 더욱 몽환적으로 변화되면서 색깔이 무채색으로 단순해 집니다. 백순실의 또 다른 주제는 음악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200여곡의 플래식 음악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백순실의 뮤직>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시회를 가졌고 아트북 ‘뮤즈(Muse)’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판화 작업에도 심취하고 있습니다.백순실은 삶과 예술, 예술과 인간의 삶을 구분하는 것 자체를 부정합니다. 그는 현실과 예술의 관계를 엄격하게 등식으로 성립시킨 경우입니다. 어머니와 같은 부드러운 자연 속에서 명상을 하듯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는 소소한 삶의 단편들이 어느 덧 그의 작품세계를 이뤘습니다. 삶과 예술의 조화를 자연스럽게 이뤄 나가는 작가 백순실. 그가 얻은 참 자유가 어떻게 작품으로 나타날지 기대해 봅니다.글 / 함혜리 영상에디터 lotus@seoul.co.kr연출 / 박홍규PD gophk@seoul.co.kr영상 / 문성호PD sungho@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