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도 탐내던 ‘동의보감’ 3국 간행본 한자리서 본다

中·日도 탐내던 ‘동의보감’ 3국 간행본 한자리서 본다

입력 2013-07-05 00:00
수정 2013-07-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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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10월까지 전시회

“허준의 ‘동의보감’을 중국인들이 구해 판각하여 천하에 널리 유포하였으니, 중국본 역시 우리나라로 다시 팔려온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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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편찬된 한·중·일의 동의보감.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조선시대에 편찬된 한·중·일의 동의보감.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개혁과 탕평으로 18세기 조선의 ‘르네상스’를 구현한 정조대왕. 그는 구암 허준(1539~1615)의 ‘동의보감’(東醫寶鑑·1613년 발간)을 세계적인 의서로 재평가했다. 정조가 “번잡하고 중복된 부분이 많아 실제 활용하기에 그다지 좋은 책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는 그동안의 ‘설’과는 다른 것이다.

진실은 무엇일까. 실학군주였던 정조는 전제(田制) 개혁 외에도 의학서 편찬을 통해 민생을 챙기려 했다. 동의보감을 근거로 ‘수민묘전’이란 의서를 직접 썼고, 내의원을 통해 동의보감을 정리한 ‘제중신편’을 편찬했다. 정조와 실학자들이 문제 삼은 것은 동의보감의 방대함과 중복성이었다. 정조는 훨씬 간결하면서도 꼭 필요한 내용만 담은 축약본을 원했던 것이다.

선조의 명으로 편찬된 동의보감은 당시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의서였다. 조선에 오는 중국 사신들은 동의보감을 구하려 애를 썼다. 사신들의 선물 목록에는 항상 동의보감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1766년 발간된 첫 중국판 서문에는 “천하의 보물은 마땅히 천하가 함께 가져야 한다”고 썼다. 일본도 조선에 동의보감을 보내 줄 것을 요청했다. 1724년 도쿠가와 막부가 펴낸 첫 일본판에선 “백성을 보호해 주는 경전이요, 의가에서 가장 소중히 보존되는 책”이라고 규정했다.

올해는 동의보감이 발간된 지 400주년이 되는 해. 동의보감의 국제적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전시회(‘전통의약을 생활 속으로’)가 오는 10월 31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이어진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동의보감’(보물 1085-1호)은 허준이 1610년 편찬하고 1613년 내의원에서 목활자로 간행한 25권 25책이다. 지금도 한의사들이 활용하는 실용서로, 2009년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07-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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