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 파격·소탈 행보…한국에선 어떤모습 보일까

<교황방한> 파격·소탈 행보…한국에선 어떤모습 보일까

입력 2014-08-06 00:00
수정 2014-08-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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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시국이 위치한 이탈리아를 제외하고 그동안 단 두 차례 외국을 방문했다.

즉위 후 첫 외국 방문지는 작년 7월 가톨릭 세계청년대회가 열린 브라질이었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요르단,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 중동을 순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주 외국을 찾지는 않았지만, 방문지 선정과 방문 행보에서 이전 교황과 달리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 ‘파격적 활동’과 ‘소탈한 모습’

지난 5월 사흘 동안 중동을 방문한 교황은 요르단 방문을 마친 뒤 헬기를 이용해 팔레스타인 영토인 베들레헴에 도착했다.

전임 교황들과 달리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거치지 않고 서안지구에 바로 진입한 것이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이 독립국임을 교황이 인정한 것이란 해석이 제기됐다.

교황의 파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베들레헴에서 공개 미사 장소인 구유 광장으로 이동하던 길에서는 갑자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리 장벽 앞에서 차량을 멈춰 세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정에 없이 차에서 내려 5분간 장벽 앞에서 평화를 위한 기도를 올렸다.

분리 장벽은 이스라엘에 국가 안보를 상징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점령의 산물’로 인식되는 곳이다.

교황은 방문지에서는 지위 있는 사람보다는 낮은 사람을 찾았다.

베들레헴 구유 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한 다음에는 고위 성직자나 정치 지도자, 유명인과 식사하는 대신 현지의 가난한 기독교인 가족과 점심을 함께했다.

요르단에서도 교황은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의 만찬 초대를 사양한 대신 시리아 난민들과 함께했다.

앞서 작년 7월 브라질 방문 때 에피소드는 교황의 소탈한 인간적인 면모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첫 남미 대륙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이 있는 국가인 브라질을 방문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에 도착한 교황은 지붕이 있는 소형 피아트 차량을 타고 시내로 이동하다가 운전자의 실수로 길을 잘못 들어 경호구역을 벗어났다.

순식간에 군중에게 무방비 상태로 둘러싸이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교황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차 창문을 내려 사람들이 내민 손을 잡아주는가 하면 한 신도의 아기에게는 축복의 의미로 입맞춤을 해주기도 했다.

교황은 또 브라질 최대 마약 소굴로 악명이 높은 리우데자네이루시 북부 바르깅야 빈민촌을 찾는 모습을 보여 ‘거리로 나가 신앙을 전파하라’는 그의 철학을 실천했다.

교황은 두 번의 외국 방문에서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에도 방탄차를 타지 않으면서 대중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전임 교황과도 차별화된다.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재임 8년 동안 아시아를 방문하지 않았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 번째 외국 방문길에 한국을 찾는다.

◇ 방문국서 평화와 정의, 희망 역설…한반도 통일 언급 기대

프란치스코 교황은 두 번 외국 방문에서 분쟁 지역에서는 전쟁 중단과 평화를, 빈민 밀집 지역에서는 정의와 희망을 역설했다.

베들레헴을 방문한 교황은 “분쟁을 종식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국경 안에서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도록 모두가 용기를 가질 시간이 됐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종식을 촉구했다.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촌을 방문해서는 3년 가까이 지속한 시리아 유혈사태를 즉각 중단하자고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브라질 방문 때는 반부패 시위가 한창인 브라질의 청년들을 향해 희망과 신뢰를 잃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빈민촌을 방문한 자리에서 “좌절해서도 신뢰와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사회 소외계층을 외면한 채로는 그 어떤 평화도 지속할 수 없고 사회 화합이나 행복 또한 기대할 수 없다”며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지난 6월 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식지 서울 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평화와 화해를 열망하는 상징적 나라이며, 교황의 방한은 평화를 향한 열의를 강하게 북돋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방한 때 한반도 통일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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