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소방관 아들 한평생 그리워…평생 모은 5억 기부

하나뿐인 소방관 아들 한평생 그리워…평생 모은 5억 기부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4-03-13 06:19
수정 2024-03-1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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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 기탁식
“아들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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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한 소방관 아들 이름으로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한 83세 김경수씨. 사진=소방청
순직한 소방관 아들 이름으로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한 83세 김경수씨. 사진=소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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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한 소방관 아들 이름으로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한 83세 김경수씨. 사진=소방청
순직한 소방관 아들 이름으로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한 83세 김경수씨. 사진=소방청
“한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았고, 아들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는데
이렇게 아들 이름의 장학금이 마련돼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대구 강북소방서에서 12일 열린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 기탁식’에 참석한 고 김기범 소방교의 아버지 김경수(83)씨는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를 위해 써달라며 평생 모아온 5억원을 기부했다. 5억원에는 외아들인 김 소방교의 순직으로 받아왔던 유족연금도 포함돼 있다.

고 김기범 소방교는 1998년 10월1일 폭우가 쏟아지던 날 대구 북구 검단동 금호강에서 여중생 3명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섰다. 임무 도중 급류에 휩쓸린 그는 동료 소방관인 고 김현철 소방교와 고 이국희 소방위와 함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김 소방교의 나이 26세였다.

어릴 적부터 책임감이 강했던 김 소방교는 특전사에 자원입대했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을 직업으로 택했다. 김경수씨는 “아들이 소방관 시험에 합격했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뭐가 그리 좋은지 환하게 웃고 있던 얼굴이 생각난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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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한 소방관 아들 이름으로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한 83세 김경수씨. 사진=소방청
순직한 소방관 아들 이름으로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한 83세 김경수씨. 사진=소방청
소방관이 된 지 2년째,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부모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부부는 아들이 남긴 유족연금도 쓰지 못하고, 안 입고 안 먹고 평생 농사일을 하며 모은 5억원을 아들 이름으로 기부했다. 김씨는 ‘(아들이 )좋은 곳에 갔으면 좋겠다’며 읊조리듯 말했고 동료 소방관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소방청은 5억원으로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을 만들어 매년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와 군위군 대한전몰군경유족회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기탁식에는 대한전몰군경유족회 군위군지회 회장과 회원, 김기범 소방교와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 고 이국희 소방위의 아들 이기웅 소방령이 참석했다.

대구소방본부는 김경수씨를 대구소방본부 명예 소방관으로 위촉했다. 김조일 소방청 차장은 “같은 아픔을 겪은 순직 소방공무원의 유자녀들이 함께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 내 주신 아버님의 숭고한 뜻에 감사드린다”며 “김기범 소방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조직 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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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한 소방관 아들 이름으로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한 83세 김경수씨. 사진=소방청
순직한 소방관 아들 이름으로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한 83세 김경수씨. 사진=소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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