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한국 찾는 독일 오케스트라 공연
단단하면서도 섬세한 소리를 빚어내는 독일 강철 악단들이 몰려온다. 담백하고 고풍스러운 동독의 향취를 선사할 드레스덴필하모닉오케스트라부터 웅장하고 풍성한 황금빛 음색을 뿜어낼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한 ‘독일 사운드’의 향연에 빠져본다.사이먼 래틀의 베를린필하모닉
파보 예르비의 도이치캄머필하모닉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
3년마다 한국을 찾았던 베를린필하모닉이 이번엔 2년 만에 귀환한다. 2011년 내한 당시 한국 관객들의 열광에 감동한 사이먼 래틀이 일정을 앞당겼다는 후문이다. 고전과 현대 레퍼토리를 모두 아우르는 래틀은 특유의 영민한 지휘와 곡 해석력으로 단원들로부터 완벽한 사운드를 뽑아낼 예정이다.
오는 11월 11일 공연에서는 슈만 교향곡 1번,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등을, 12일에는 불레즈 오케스트라를 위한 노타시옹,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레퍼토리로 마련했다.
‘사이먼 래틀의 베를린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클래식 팬들에게는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11년간 베를린필을 이끌어온 래틀이 지난 1월 2018년 여름을 끝으로 악단을 떠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7만~45만원. (02)6303-1977.
음악의 고도(古都) 드레스덴을 대표하는 드레스덴필하모닉이 5년 만에 2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쿠르트 잔데를링 전 음악감독이 2011년 사망한 이후 이번 시즌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아들 미하엘이 이끄는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870년 창단된 드레스덴필하모닉은 브람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등 수많은 거장 작곡가들이 자신의 곡을 지휘한 명문 오케스트라다.
팬들의 관심은 처음 한국을 찾는 ‘21세기 현의 여제’ 율리아 피셔(독일)의 협연에 집중되고 있다. 힐러리 한(미국), 재닌 얀센(네덜란드)과 함께 차세대 여성 바이올린 트로이카로 꼽히는 피셔는 12살 때부터 국제 콩쿠르를 휩쓸며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2008년에는 피아니스트로도 성공적으로 데뷔, 흔치 않은 겸업(?) 연주자로도 활동 중이다. 젊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깊이와 절제력, 곡에 대한 통찰을 두루 갖춘 피셔는 자신의 재능을 한껏 드러낼 수 있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5만~22만원. (02)599-5743.
12월에는 에스토니아 출신 명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자신이 ‘분신’처럼 여기는 도이치캄머필하모닉를 이끌고 한국을 찾는다. 12월 4,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 교향곡 3, 7번과 베토벤 프로메테우스 서곡, 교향곡 4, 5번을 각각 연주한다.
그간 4차례의 내한 공연에서 청중을 뜨겁게 달궜던 예르비는 용맹하고 역동적인 베토벤 연주를 들려준다. 예르비는 2009년 도이치캄머필하모닉과 뉴욕, 파리, 잘츠부르크 등을 돌며 베토벤 교향곡 전곡 프로젝트를 진행, 청중과 평단을 사로잡은 만큼 이번 공연은 더욱 기대를 모은다. 그가 2004년부터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도이치캄머필하모닉은 독일 브레멘에서 활동하는 챔버 오케스트라로 독일 전통 사운드를 구현한다. 5만~22만원. (02)599-5743.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3-10-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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