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사랑… 참았던, 시간의 속치마 보여주다

젊은 날의 사랑… 참았던, 시간의 속치마 보여주다

입력 2015-01-04 17:58
수정 2015-01-0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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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에세이 ‘살아 있다는 것은’

“시에 주력하고 싶었고 산문을 통해 지난 시간의 ‘속치마’를 보여주기가 부담스러워 그동안 에세이를 피해 왔다. 예전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오늘의 젊은 여성들에게도 절절하게 가닿기를 바란다.”

문정희 시인
문정희 시인
올해로 등단 45년을 맞은 문정희(67) 시인의 젊은 시절 사랑관을 엿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시 44편과 각 시에 어울리는 에세이 44편을 엮은 ‘살아 있다는 것은’(생각속의집)이다. 3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 때까지 쓴 작품들이다. ‘오직, 나를 위하여’ ‘다시, 나를 위하여’ ‘비로소, 인생을 위하여’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시인으로서 여성으로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겪어온 아픔, 상처, 고독, 절망도 곳곳에서 묻어난다. 시인은 젊은 시절 형용사, 부사 등 수식어를 가급적 배제하고 담백하면서도 강렬한 언어로 사랑을 노래했다. 연인, 부부, 자식 등 여러 사랑을 시와 에세이에 담았다.

‘너 처음 만났을 때/사랑한다/이 말은 너무 작았다//같이 살자/이 말은 너무 흔했다//그래서 너를 두곤/목숨을 내걸었다//목숨의 처음과 끝/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다//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죽고 싶었다’(목숨의 노래)

시인은 젊었을 땐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사랑이 제일 뜨거운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은 사랑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가뭇없이 사라지는 꽃일 뿐인데 사랑에 집착하고 애걸할 필요가 있겠느냐. 한번쯤 사랑을 위해 목숨을 태우려고 애를 썼는데 지금은 담담하게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01-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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