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스님, 혜능대사의 ‘육조단경’ 강설집 출간

고우스님, 혜능대사의 ‘육조단경’ 강설집 출간

입력 2013-09-06 00:00
수정 2013-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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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년전 선불교 경전 속 ‘중도’ 일상의 고통·사회 갈등 해결의 길

‘중국 선불교의 완성자’로 통하는 혜능(慧能·638~713) 대사의 법문집 ‘육조단경’(六祖壇經)을 조계종 원로 의원 고우(왼쪽·76)스님이 풀어낸 책이 출간됐다. 혜능 대사 열반 1300주기 기일(7일)에 맞춰 나온 ‘고우 스님 강설 육조단경’(오른쪽·조계종출판사 펴냄)이 그것. 동아시아 선불교의 뿌리인 혜능 대사와 한국 불교의 대표적 선승의 만남으로 불교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혜능 스님은 인도에서 건너간 달마(達磨) 스님으로부터 시작된 중국 선불교의 육조(六祖). 오조(五祖) 홍인(弘忍·601-675) 스님으로부터 법을 이어받아 설법한 내용을 정리한 게 ‘육조단경’이다. 이 ‘육조단경’은 선종의 종지(宗旨)와 정견을 강조하는 선 수행 지침서로, 부처님 제자 어록 중 유일하게 ‘경’(經)이란 명칭이 붙는다. 불교의 핵심을 쉬운 말로 정확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평생 혹독한 수행으로 일관한 성철 스님이 참선 수행자들에게 책을 보지 말라면서도 직접 번역한 책으로 유명하다.

이번 강설서는 고우 스님이 2004∼2005년 스님·재가자를 대상으로 했던 강의를 묶은 것. 고우 스님은 당시 성철 스님이 번역한 ‘돈황본 육조단경’을 33개의 장으로 구분해 강의했다. 강의 내용을 정리한 뒤 보완·수정하는 작업에만 꼬박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고우 스님의 이 육조단경은 ‘육조단경’의 전체 내용을 ‘중도’(中道) 사상으로 풀이한 게 특징. 고우 스님이 ‘모든 불교 수행은 결국 중도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수행의 요체이기도 하다.

스님의 지론 그대로 책은 ‘선의 바른 안목’과 ‘일상생활에서 행복찾기’를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내 본 모습은 없는데도 ‘나’라는 게 있는 것으로 착각해 살며, 그 때문에 고통받고, 대립·투쟁하게 된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부처님과 혜능 스님이 깨달은 중도 진리를 알면 진보·보수며 남북 관계 등 모든 대립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도 설명한다. 그 해설집을 놓고 고우 스님은 “어려운 논리 경전과 체질화된 생활의 중간쯤 되는 법문집”이라고 한다.

고우 스님은 조계종의 현대적 수행 풍토를 다졌다고 평가받는 한국의 대표적 선지식이다. 경북 김천 청암사 수도암으로 출가한 뒤 향곡, 성철, 서옹, 서암 선사에게 두루 참문하며 평생 참선의 길을 걸어왔다. 2007년 조계종 원로 의원에 추대됐고 지금은 봉화 문수산 금봉암에 주석하며 간화선의 생활화에 힘쓰고 있다. 2만 8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3-09-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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