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간절함·경건함으로… 교황 맞이하는 사람들] “그분 곁에서 미사 돕게 돼… 생애 한 번뿐인 축복”

[설렘·간절함·경건함으로… 교황 맞이하는 사람들] “그분 곁에서 미사 돕게 돼… 생애 한 번뿐인 축복”

입력 2014-08-16 00:00
수정 2014-08-16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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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미사 봉사자 이경순씨

“다른 신자들과 함께 교황님이 카퍼레이드하실 때 ‘비바 파파’(교황 만세)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기로 했어요. 교황님이 좋아하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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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순씨
이경순씨
15일 만난 이경순(57·여·세례명 루치아)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게 될 설렘에 소녀처럼 들떠 있었다. 이씨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열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의 영성체 예식 때 ‘성체 분배 복사’(사제를 돕는 평신도)로 참여한다. 영성체는 ‘예수님의 몸을 받아 모신다’는 의미로 밀 제병(성체)을 신자들에게 나눠 주는 의식이다. 이씨는 사제들이 성체를 나눠 줄 때 안내하는 일을 하게 된다. 700여명의 성체 분배 복사 중 한 명인 이씨는 천주교 평신도 리더를 양성하는 ‘꾸르실료’에서 활동하고 있어 역사적인 시복 미사의 봉사자로 뽑혔다.

이씨는 다섯 살 때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유아세례를 받은 후 50여년을 천주교도로 살아왔다. 남편과 아들, 딸 모두 천주교도다.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한국에 오셨을 때는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갈 수가 없었어요. 너무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에 교황님을 뵙게 돼 한을 풀게 됐습니다.”

교황을 지척에서 볼 수 있는 ‘A블록’을 배정받아 더욱 기쁘다는 이씨는 “우리 본당(천주교 서울대교구 대치2동본당)에서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들 모두 ‘생애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며 환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교황님은 가톨릭 신도인지 아닌지를 떠나 모든 소외받는 이들을 공평하게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셔서 더 존경스럽다”면서 “특히 자식 잃은 아픔을 겪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교황님의 메시지로 위로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분초를 다투는 일정이던데 고령이신 만큼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그분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4-08-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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