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개신교계, 통합 급물살 타나

분열의 개신교계, 통합 급물살 타나

입력 2014-08-29 00:00
수정 2014-08-29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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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한교연 재결합 걸림돌이던 홍재철 한기총 회장 사퇴 선언 이어 한영훈 한교연 회장도 사퇴 뜻 밝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홍재철 대표회장의 전격 사퇴 선언으로 다음달 2일 보궐선거를 앞둔 가운데 한기총에서 갈라져 나간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영훈 대표회장이 이르면 11월 말 사퇴를 선언해 주목된다. 개신교계 분열·분란의 당사자들이 모두 물러날 전망인 만큼 개신교계 통합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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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퇴를 선언한 홍재철(왼쪽)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과 차기 대표회장 후보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가 28일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한기총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사퇴를 선언한 홍재철(왼쪽)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과 차기 대표회장 후보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가 28일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한기총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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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회장
한영훈 회장
한 대표회장은 지난 25일 한교연 회원들에게 서신을 발송, “9월 말로 예정된 임시총회를 통해 대의원들의 뜻을 묻고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9월 임시총회에서 정관을 개정, 경과조치를 통해 제3기(현 대표회장 임기) 기간을 11월 말까지로 앞당기고 제4기를 출범시키는 안을 다룰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차기 총회 날짜인 내년 1월 29일까지 대표회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르면 11월 대표회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선언이다. 한 대표회장은 한영신학대 운영비를 재단의 소송비용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받아 사퇴 압력을 받아 왔다.

이에 앞서 한기총 홍 대표회장은 지난 12일 전격 퇴진을 선언하고 차기 대표회장 선거 일정을 발표했다. 홍 대표회장은 “과거 교황이 방한했을 때와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셨을 때 기독교인이 각각 50만명씩 줄어들었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번 교황 방한을 앞두고도 한국 교회가 교권, 기득권, 불법, 부정 등 문제투성이인 모습을 보고 나 한 사람만이라도 결단해 변화될 수 있기를 바라며 결심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은 원래 2016년 1월로 돼 있다. 홍 대표회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교연과의 통합이 성사되면 대표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연내 통합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올해 말까지만 임기를 수행한 뒤 사퇴하겠다고도 했다. 따라서 홍 대표회장의 전격 사퇴로 개신교 연합단체의 재통합에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한교연은 한기총에서 분리해 독립하면서 홍 대표회장의 취임을 강하게 반대했다. 홍 대표회장은 한교연 측에 통합을 여러 차례 권유했고 원로 목사들을 통해서도 통합을 추진했지만 한교연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대표회장의 사퇴로 한교연 측이 통합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기총은 홍 대표회장 사퇴로 다음달 2일 보궐선거를 치른다고 발표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단독 후보 등록을 했으며 경선 구도는 없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이 목사가 총회장으로 있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 총회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탈퇴 절차를 밟았던 것으로 알려져 한기총으로 편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등록을 하면서 “분열로 상처받은 한국 교회가 사랑과 화해를 통해 하나가 돼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분열된 개신교계의 통합을 우선 염두에 둔 발언으로 여겨진다. 특히 “한기총을 떠났던 모든 교단이 돌아와 한국 교회가 위상을 회복하고 절망에 차 있는 우리나라가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나라로 탈바꿈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해 한기총·한교연 통합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4-08-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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