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독왕 녹두

해독왕 녹두

입력 2010-11-14 00:00
수정 2010-11-1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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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쌓인 노폐물을 빼내는 자연 해독제에 무엇이 있을까? 녹두는 먹으면 바로 간으로 가서 정화하는 능력을 지닌 해독왕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종플루가 한창일 때,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녹두죽을 끓여 먹였더니 한 명도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잘 넘겼다고 한다.

찬바람이 불면 아이들은 감기에 잘 걸린다. 면역력이 약해서이기도 하지만, 단체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물론이고 오줌 똥 가릴 줄만 알면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니지 않는가. 그러다 보니 누구 하나가 감기에 걸리면 쉽게 퍼진다. 단체생활을 하는 곳이라면 전염병이 유행할 때 급식으로 녹두 음식을 줄 것을 권한다. 녹두밥, 녹두 빈대떡, 숙주나물, 녹두죽. 녹두죽은 녹두 함량도 높고 몸에 소화흡수가 잘되어 해독 능력이 가장 높다. 그렇다고 날마다 먹으라는 건 아니다. 특히 몸이 차거나 저혈압인 사람은 한 달에 두어 번 정도만 먹는 게 좋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밖에서 사 먹을 일이 많고, 술 한잔 할 일이 많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되, 주말에 녹두죽 한 그릇을 먹으면 어떨까? 활기차게 운동을 해서 땀을 흘리거나 따뜻한 물에 온몸을 담그면 금상첨화겠다. 녹두죽으로 몸속의 독을 풀고 땀으로 독소를 빼낸다면 안팎으로 몸을 정화시킬 수 있으리라.

가만 따져보면 우리 조상들은 녹두의 효능을 적절히 썼다. 과식, 과음하기 쉬운 잔치에 녹두로 빈대떡을 부치고, 만두 속으로 숙주나물을 넣었다. 우리 엄마도 식구 중 수술한 이가 있으면 녹두죽을 끓여주셨다. 수술하면 아무래도 항생제를 많이 먹게 되니까 그 독을 풀어주신 거다.

녹두는 알이 잔 데다, 열매가 익는 대로 중간 중간 꼬투리가 벌어져 알갱이가 땅으로 흩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자주 들여다보고 익는 대로 따서 모아야 하는데, 그 작은 녹두알을 손으로 모아야 얼마나 모으겠는가. 요즘 농촌에선 녹두 기르는 농가를 만나기 어렵다. 녹두가 비싸더라도 자주 사 먹기를 바란다. 그래야 녹두 생산 농가가 늘어나고, 우리 사회의 해독 능력이 늘어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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