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들 실명노출 불이익 우려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법관평가는 ‘품위 있는 재판’ ‘공정한 재판’을 모토로 진행됐지만 분명한 한계를 노출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법관평가서 회수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전체 변호사 가운데 8% 정도만 평가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낮은 회수율은 평가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정적 요인이다. 이와 관련, 법관평가제를 주도한 하창우 전 서울변회 회장은 “변호사들이 법관평가제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실명으로 평가서를 제출해야 하는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법관평가제는 사건번호가 포함된 구체적인 사건을 적시하도록 돼 있다. 이를테면 A라는 사건을 맡아 변론을 했는데 이 사건을 담당한 재판장이 어떠어떠했다라는 점을 평가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변호사들은 실명 노출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까 우려할 수밖에 없다.
법관 평가제는 법관에 대한 견제장치가 전혀 없다는 데서 출발한 만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또한 ‘최하위 법관’이 진행한 재판 행태에 대해서도 대법원 차원에서 철저히 연구·분석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번 법관평가 결과가 대법원에 전달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것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한 변호사들의 사적인 감정을 배제시키는 점도 관건이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과 교수는 “변호사 단체에서 법관 평가가 이뤄지는 것은 사건 당사자인 변호사 개인의 사적인 감정이 개입될 소지가 있다.”며 “판사의 판결 결과에 따라 변호사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2010-01-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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