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호 행안부 지역발전정책국장
오동호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국장은 올해 내내 ‘살아 숨 쉬는 지역공동체’와 씨름했다. 지역 명품, 녹색길 등 하드웨어에 일자리를 접목해 지역이 스스로 발전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오동호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국장이 자립형 지역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오 국장은 3일 “‘지역발전정책국’은 사실상 ‘지역공동체발전정책국’”이라며 “기존 하드웨어와 정부 부처 사업들을 연계, 시너지를 창출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지역공동체 사업 추진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지역 특성에 맞게 사회적 기업 또는 커뮤니티비즈니스(CB) 등의 관리체계(거버넌스)가 만들어지도록 노력한다. 비영리단체(NPO), 마을주민회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오 국장은 “이 단체들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일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공동체의 핵심은 시간이 걸려도 이들을 통해 주민들이 참여하는 것”이라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확실하고 빠른 성공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특산품, 자전거도로, 길 등은 어디에나 있다. 특산품을 생산하고 길을 조성하는 것에 그친다면 행안부가 나설 필요도 없다. 그 위에 공공성이 가미된 일터를 만들어 일자리가 생기고,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행안부가 꿈꾸는 그림이다.
오 국장은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은 관이 아니라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이라며 “정부는 이 길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안부는 건물 등 하드웨어를 지원하고 운영은 지역에서 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개발될 남한강자전거도로도 같은 예다.
경기 남양주시와 양평군의 자전거도로가 이어지면 충북 충주까지 한강자전거도로 63㎞를 포함, 총 197㎞의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진다. 자전거로 왕복 4일 정도 여정이다. 자전거도로를 따라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호텔(Bike-tel), 자전거 쉼터 등이 만들어진다. 오 국장은 “행안부가 나서 도로 연결을 도와주고 자전거도로를 중심으로 호텔이나 쉼터를 만들어주지만 운영은 지역 주민이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관광이 아닌 농수산품은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지역공동체에서 품질 향상 등을 통해 생산된 지역 명품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팔릴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는 것이다.
오 국장은 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처음으로 시·도 공동의 향토명품 전시·상담회를 열었다. 수출 상담 실적은 2000만달러(약 220억원).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은 물론 미주 지역에서도 전시·상담회를 열 계획이다. 코트라, 농산물유통공사 등을 통해 바이어를 연결하고 현지 홍보를 하는 등 시장을 만들면 지자체가 나서서 판매하는 구조다.
길 조성, 농산품 수출 등 다양한 업무를 하다 보니 지역발전정책국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다른 정부 부처와의 업무 협력이 절대조건이다. 오 국장은 “가야 할 정책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각 부처의 역할을 인정하며 행안부가 종합·지원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부처의 협조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살아 움직이는 지역을 만드는 것은 행안부만의 과제가 아니라 정부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자립형 지역공동체를 위한 부처의 공동 노력이 진행 중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10-10-04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