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 천막 장외투쟁… 손학규의 ‘소신’

[송년기획] 천막 장외투쟁… 손학규의 ‘소신’

입력 2010-12-29 00:00
수정 2010-12-29 00: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치권의 ‘저평가 우량주’라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정치인이다.

당 대표 취임 이후로만 보자면, 손 대표는 강한 집념과 소신이 두드러졌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맞서 천막 장외투쟁을 한다고 결정했을 때 지지율이 떨어진다며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그러나 손 대표는 “순간적인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 길게 보겠다.”고 했다. 결국 서울광장에 천막을 쳤다.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국가보안법 철폐와 국가균형발전 정책, 햇볕정책에 동의했다. 이쯤 되면 손학규 식(式) 정치적 결단의 원천은 뚝심이 전부라 해도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역 광장에서 본 손 대표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유시민·강금실 전 장관이 상주였다. 유 전 장관이 손 대표의 오른쪽 팔뚝에 상주 완장을 채워 주려 했지만 손 대표는 끝내 거절했다. “완장 찰 자격이 없다.”는 거였다.

고인을 향해 ‘경포대’ ‘산송장’이라고 공격한 데 대한 참회였던 셈이다. ‘저평가 우량주’의 가치를 끌어올리기만 한다면 집념과 소신, 뚝심도 꽤 괜찮은 기반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對與조율 박지원 ‘제2 전성시대’

정치인 박지원은 올해도 손발이 부지런했다.

예순여덟살의 노장이지만 “기자는 맨 먼저 접하는 국민”이라며 기자들에 대한 ‘콜백’(답신전화)에도 적극적이었던 모습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0년은 그에게 ‘제2의 전성시대’라 할 만했다. 지난 5월 원내대표로 취임해 7·28 재·보궐 선거 직후 공석이 된 대표직을 겸한 비상대책위 대표 자리에 올랐다. 별 잡음 없이 마무리된 비대위는 당내 그의 리더십이 인정받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정보력을 바탕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및 2명의 장관 후보자를 줄줄이 낙마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춰 원만한 여야 관계를 이끌어온 것도 그의 ‘능력’인 동시에 ‘복’이었다.

전성시대가 내년에도 이어질까. 정통성과 통솔력, 조정능력 등으로 당 안팎에서 유력한 차기 당 대표 주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

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은 강력하고 새로운 세력의 출현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여야를 통틀어 대선 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손학규 체제’와의 잦았던 충돌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이회창 속 시원한 ‘대쪽’ 언행 두각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비교섭단체라는 한계가, 2010년 그와 자유선진당의 입지를 좁혔다. 지역기반마저 출렁였다.

총선·대선의 전초전격인 6·2 지방선거에서 쓴맛을 봤다. 텃밭 충남에서조차 대전시장 한 자리만 건졌을 뿐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틈바구니에서 펼친 소신행보가 일부에선 양비(兩非)론으로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는 ‘대쪽 이회창’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주요 이슈마다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정진석 추기경과 설전을 벌인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질타는 그 정점이었다. 교권추락 실태에 대해서도 체벌을 재도입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의 ‘대쪽’ 언행에 “속 시원하다.”는 격려가 쏟아졌다.

천안함·연평도 사태에는 강력한 무력 응징론을 내세워 ‘보수’의 신뢰를 샀다.

친북좌파세력의 정권 재창출을 막자며 보수대연합론이라는 소신을 펼쳤다.

혼돈의 외교·안보, 무기력한 정치력의 혼재 속에서 펼친 개인기여서 더욱 돋보였다.

당장은 원내 교섭단체 복귀가 최대 숙제다.

결전의 2012년을 한해 앞둔 2011년, 제3당의 공간이 최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10-12-29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5 / 5
학생들 휴대폰의 도청앱 설치 여러분의 생각은?
지난 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김하늘(8)양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3세 아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불안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도청앱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이 도청앱의 오남용으로 인한 교권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에 도청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남용이 우려된다.
안전을 위한 설치는 불가피하다.
5 / 5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