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양진호법 5년, 양진호 사건도 표류 중
신고자 “변호사 선임 언급” 반박사측 “손배청구, 돈 때문 아닌가”
양진호 사건을 세상에 알린 공익신고자 A씨가 9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의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A씨는 6년 전 일명 ‘양진호법’으로 불리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계기가 된 양진호 사건을 공론화했지만, 공익신고 이후 수년간 회사로부터 부당해고와 고발을 당하는 등 계속 괴롭힘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양진호법 시행 당일인 오는 16일 A씨에게 불이익을 준 혐의에 대한 양 전 회장의 1심 재판이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린다. 홍윤기 기자
회사 측은 “공익신고자들의 행위 중 일부에 범죄 혐의가 있어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공익신고자 신분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관계자는 이어 “공익신고자들 역시 회사를 고발하고 있다”고 했다. 공익신고자별로 회사나 경영진을 협박죄,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고 있다는 항변이다.
회사 측은 공익신고자들의 의도에 의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돈’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익신고를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 조치를 한 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하게 한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예로 들었다. A씨는 “공익신고를 이유로 임금이 삭감된 후 아직도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을 청구한 것으로 피해자로서 피해회복을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재반박했다.
공익신고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공익신고자 A씨가) 공익신고 직전 변호사 비용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 정황이 있어서 공갈 미수 혐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A씨는 “양진호 사건 당시 연루된 직원들을 위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한 것을 두고 공갈 미수 혐의로 고발했다”고 재반박했다.
무차별적이거나 보복성 대응이 결코 아니라고 회사 측은 여러 번 강조했다. 한 손으로도 꼽을 수 없는 여러 혐의로 고발이 행해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가 제기한 고소 건수는 4건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회사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24-07-10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