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끓기 전 다진 마늘 넣고 면은 가장 센 불에 익혀야 파·양파는 면 익을 때쯤에
“사실 처음에는 회사 홍보를 해 볼 욕심에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라면에 대한 전문 지식을 전하다 보니 회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게 됐고, 지금은 회사 홍보를 떠나 라면 자체에 대한 지식과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최용민 팔도 면연구팀장
라면에 대한 각종 정보를 다루는 온라인 카페 ‘라면천국’(http://cafe.daum.net/ramyunheaven/)의 운영자 ‘라통’의 직업은 라면 연구·개발자다. 온라인에서는 ‘라면 대통령’의 줄임말인 라통으로 불리지만 회사에서는 최용민(44) 팔도 면연구팀장이다. 1997년부터 라면 연구·개발과 마케팅 업무를 맡아 오고 있다. 이제는 눈을 가리고도 어느 회사의 무슨 제품인지를 가려낼 정도다.
하루 20여 가지 라면을 맛본다는 최 팀장도 집에서 먹는 라면에는 자신만의 조리법이 따로 있다. “우선 물이 끓기 전에 다진 마늘을 넣고, 면은 가장 센 불에서 익혀야 합니다. 파나 양파 등은 면이 다 익어 갈 때쯤 넣어야 아삭한 맛을 살릴 수 있고,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를 넣을 때는 불을 다 끈 후에 넣는 게 좋습니다.”
최 팀장은 라면을 저영양 음식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라면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보니 인스턴트식품의 대명사로 자리 잡으면서 제품 자체에 대해서도 잘못된 시각이 상당한 것 같아요. 나트륨과 칼로리를 걱정하는 분이 많으신데 한 가지 팁을 알려 드리자면 라면을 먹을 때 국물까지 다 먹지 말고 면과 국물을 적당량만 먹는 것도 방법입니다. 라면의 지방과 나트륨은 대부분 국물에 녹아 있기 때문에 면과 면발에 딸려 오는 국물 정도만으로는 지방과 나트륨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최 팀장은 ‘골빔면’(골뱅이에 비빔면을 버무린 음식) 등 라면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이 쏟아져 나오는 흐름 속에서 라면이 나아갈 길을 찾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라면이 저렴한 간식 정도로 인식됐다면 현재의 라면은 하나의 음식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일본에서 처음 들여온 라면을 이제 일본에 역수출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음식 문화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13-08-31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