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본 겨울맞이
추운 계절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우리는 꼬박꼬박 찾아오는 사계절 덕분에 자연의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함께하는 혜택을 누려 왔지만, 늘 그 앞에서 고단한 삶을 준비해야 했다. 먹을 것, 입을 것, 잠잘 곳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에게 추위는 더욱 힘들었다. 그리하여 땅이 꽁꽁 얼기 전에 지붕의 이엉을 새로 얹고, 남새를 소금에 절여 저장하고, 땔감을 비축하며 긴 계절을 맞이했다.지난달 27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한국민속촌에서 인부들이 겨울을 준비하며 초가지붕에 새 이엉을 얹고 있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접어들기 전 추운 겨울을 대비해 지붕의 썩은 부분은 걷어 내고 새로운 지붕을 지어 올리는 작업이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가을걷이를 끝내고 김장 준비를 한 뒤 이엉을 얹는 것을 마지막으로 겨울 준비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경기 이천 지산포레스트 스키장에서 제설차량들이 쌓인 눈을 정설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용평리조트를 시작으로 문을 열기 시작한 스키장에 쌓인 흰 눈과 슬로프를 달리는 스키어들의 모습이 본격적으로 겨울에 접어들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지난 9일 서울 금천구 고명산업 연탄공장에서 인부들이 겨울맞이 연탄을 만들기 위해 석탄을 잘게 부숴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시인의 시구절처럼 발에 걷어차일 연탄재는 보기 힘들어졌지만, 아직도 겨울이면 이 공장에서 하루에 30만장씩의 연탄을 생산할 만큼 이에 의지하는 서민도 적지 않다. 연탄값이 기습적으로 20% 가까이 오른 올겨울, 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 9일 경기 소래포구습지에서 한 시민이 갯벌 사이로 칠면초가 모습을 드러낸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칠면초는 갯벌의 대표적인 염생식물로 바닷물에 잠기며 토양염농도가 높은 곳에 분포한다. 소래포구 인근 주민들은 무채색으로만 가득하던 검은 갯벌지에 싹을 틔워 칠면초가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것으로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는 것을 알았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 1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잔교리 인근 해변가에서 서퍼들이 파도를 타며 서핑을 즐기고 있다. 추운 겨울, 차가운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다른 계절보다 높고 멋진 파도가 많이 밀려오는 겨울은 서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계절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2017-12-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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