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체제로? 與 당직 교체설

정몽준체제로? 與 당직 교체설

입력 2010-01-12 00:00
수정 2010-01-1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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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를 모시고 있는 측근 참모의 말 한마디가 (지도자의) 인간관계를 180도 변화시키는 것을 왕왕 봤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그는 “인간과 인간의 만남 속에서 이뤄지는 조그만 변화는 다 의미가 있다. 이미 이뤄진 사안이든, 이뤄지지 못할 사안이든 상대방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치도록 하는 게 참모들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발언은 정몽준 대표의 측근들을 향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부터 본격화된 ‘사무총장 교체설’의 진원지로 정 대표의 측근들을 겨냥한 것이다. 장 사무총장은 “대표 측근들의 말을 통해 제 (거취) 문제에 대한 기사가 실리다 보니 기자들이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하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대표의 측근들이 자신의 교체설을 흘리며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회의 석상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장 사무총장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서 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예산 정국에서 정 대표가 제안했던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동’에 대해 “예산 문제나 4대강 사업에 대해 대통령의 해법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당 조직 인선 문제 등을 놓고도 갈등이 야기됐다.

이 때문에 정 대표 쪽에서는 장 사무총장 교체를 놓고 청와대와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얘기가 새어나왔다. 실제로 정 대표는 지난 8일 이명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청와대 조찬 회동 직후 대통령과 1시간쯤 독대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장 사무총장은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으로 세종시 문제를 비롯해 야당의 공세를 최일선에서 막아 왔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쉽사리 동의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체가 이뤄진다면 향후 국면에서 정 대표의 활동 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세종시를 놓고 ‘기업 블랙홀’이라고 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자격이 없다.”며 과거와는 다른 공세적인 자세를 취했다.

개편 대상에는 장 사무총장과 조윤선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들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진다. 조 대변인은 2008년 3월17일 취임 이후 1년10개월가량 재임하면서 이미 당내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세웠다. 사무총장 후임으로는 정병국·정진석·원유철 의원 등이, 대변인으로는 이두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10-01-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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