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강산회담 수용…논의 전망은

정부 금강산회담 수용…논의 전망은

입력 2010-01-25 00:00
수정 2010-01-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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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건 노동당 부장 수신자로…당국 회담 진행 의지

정부가 25일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다음 달 8일 갖자고 북에 수정 제의함에 따라 2008년 중단된 두 관광사업과 관련한 논의가 곧 시작될 전망이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11일 관광객 고(故) 박왕자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직후 우리 당국의 결정에 의해 중단됐다.

 또 개성 관광의 경우 같은 해 12월1일 북한이 남북관계 1단계 차단조치를 시행하면서 중단을 결정했다.

 논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북한은 현금 수입원의 복구 차원에서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를 절실히 원하고 있지만 우리는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속에 현금 제공 사업을 재개하는데 극도로 신중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가 제시한 관광 재개의 3대 조건인 박왕자씨 사건 진상규명, 재발방지,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의 제도화 등이 첫번째 관문이다.

 박왕자씨 사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는 그간 북한 당국이 현대그룹과의 협의 과정에서 몇차례 약속을 한 만큼 양측이 큰 어려움 없이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존 남북간 출입.체류 관련 합의를 변경해야 하는 ‘신변안전 제도화’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정부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박왕자씨 피격사건은 물론 작년 137일간 외부인 접견조차 못한 채 북한 당국에 억류됐던 유성진씨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끔 국제수준의 신변안전 보장 장치를 요구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관광 재개를 위해 우리 요구를 가급적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기존 합의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남북간의 밀고 당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정부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또 하나의 관건은 종전에 현금으로 제공했던 관광 대가의 지불 방식을 변경할지 여부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작년 11월 기자 간담회에서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협의때 대가지급 방식 변경을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 “그 문제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가 가고 있는 상황과 걸려 있다”며 변경 요구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은 공식 매체를 통해 대가지급 방식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누차 천명한 바 있어 정부가 관광 대가 변경 문제를 의제화하려 할 경우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결국 북한 핵실험 이후의 대북 제재 국면이 대화와 제재가 병존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지금 정부가 북핵과 남북관계의 강력한 연계정책을 고수하느냐, 푸느냐와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북핵 6자회담 복귀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현금 제공 사업을 재개할지에 대한 정치적 판단에 따라 관광 대가 변경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정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정부가 이날 일정과 개최장소, 대화의 격을 각각 수정해서 제의하는 한편 북측 전통문 수신자를 김양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으로 특정한 것은 중요한 시사점을 던졌다.

 북한이 제안한 26~27일 대신 2월8일로 제의한 대목에서 새해 초부터 대대적인 대화 공세 속에 군사적 위협을 병행하고 있는 북한의 의도를 분석해가며 대화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정부의 속내가 읽힌다.

 또 전통문 수신자 직책과 관련, 조선아태평화위원회(아태위)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양건 부장의 직책을 굳이 당 부장으로 명시한 것은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사업 파트너인 아태위를 당국으로 간주할 수 있느냐에 대해 이견이 있음을 감안한 것으로 읽힌다.

 또한 이는 관광객 신변안전 제도화 문제가 걸린 이번 회담을 명실상부한 당국 대 당국 회담으로 진행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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