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 野-親朴 압박 성격 강하나 가능성 배제못해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장기화하면서 국민투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양상이다.특히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중대결단’을 언급,여권 내부에서 국민투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종시 해법’의 하나로 국민투표를 처음 제기한 것은 한나라당내 이른바 ‘친이계’ 인사들.
지난해말 공성진 최고위원과 차명진 의원이 국민투표를 주장한 데 이어 심재철,김재경 의원 등도 지난달 세종시 의원총회에서 “정치권내 타협이 어려운 만큼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공개 제안했다.
특히 부산.경남권에 아직도 영향권을 갖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최근 세종시 중재안을 제시한 김무성 의원도 국민투표 주장에 힘을 실었다.친이계 의원들 중 상당수가 이 견해에 동조하고 있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야당은 물론 여당내 반대에 부닥치면서 당론 변경과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서 국민투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6.2 지방선거를 비롯한 향후 정국의 흐름을 지배할 대형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칠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선 세종시 수정을 반대하고 있는 한나라당 친박계가 국민투표에 대해 “국론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어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대립구도가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투표로 이어질 경우 ‘정권심판’의 성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여야를 떠나 정치권과 국가 전체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정무라인 핵심 참모는 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시점에서 국민투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안한 것이나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로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가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으로 규정돼 있는 국민투표의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정부수립 이후 국민투표가 실시된 전례는 모두 6차례로,이 가운데 5차례는 헌법 개정이 사유였고,나머지 1번도 지난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장기집권과 인권탄압 등에 대한 비난을 억누르기 위해 유신헌법 존속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친 것으로 ‘헌법적 사안’이었다.
그러나 연합뉴스가 지난달 28일 한나라당 의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친이계의 경우 국민투표 찬성(33명)이 반대(27명)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공개 답변을 하지 않은 의원들 중 상당수도 국민투표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권 관계자도 “세종시 문제는 국민투표 요건인 ‘국가안위’의 사안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면서 “특히 정치권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논란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적 권위를 보장받는 게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죽하면 국민투표가 거론되겠느냐”면서 “그러나 정치권에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고 이에 승복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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