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北이 공격했을까…했다면 왜?

천안함, 北이 공격했을까…했다면 왜?

입력 2010-03-27 00:00
수정 2010-03-27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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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군의 1천200t급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원인을 놓고 북한의 의도적 도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우리 군당국이 확인한 것은 ‘선체 후미에 원인 미상의 구멍이 생겼다’는 사실뿐이다.

북한과 교전이나 다른 형태의 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도 군당국은 “선체에 구멍이 생긴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북한이 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의도적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침몰한 천안함 같이 1200t급 초계정의 경우 선체가 매우 두껍고 단단해 웬만해서는 파손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수역이 북방한계선(NLL)과 인접해 있고 서해상에서 그동안 세 차례나 남북 해군간 교전이 벌어졌다는 사실도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일각에서 가능성이 점쳐지는 어뢰나 기뢰 또는 다른 형태든 간에 만약 북한의 무력 도발이 사실이라면 최근 들어 폭발 압력이 급속히 상승한 북한 내부의 불만 기류를 일부나마 돌려보려는 의도일 수 있다.

작년 11월 화폐개혁 이후 시장폐쇄 같은 ‘반시장적’ 조치가 잇따르면서 쌀과 같은 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생필품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자 북한 주민들의 불만은 상당히 위태로울 정도로 팽창돼 있다.

실제로 화폐개혁 이후 굶주림에 시달리다 못한 주민들이 보안원(경찰)을 폭행하는 사건이 속출하고,공개된 장소에서 당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과 군사적 충돌을 일으켜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자극함으로써 북한 당국에 쏠렸던 불만의 물꼬를 외부로 돌리려는 계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작년 11월 ‘연평해전’ 패배를 보복하고 위축된 북한군의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로 볼 수도 있다. 당시 북한 경비정은 우리 호위함과 초계함, 고속정의 집중 포격을 받고 함교와 조타실에 구멍이 난 채 흰 연기를 뿜으며 달아났다.

북한은 1999년의 제1차 연평해전에서 14분간의 교전 끝에 어뢰정 1척이 침몰하고 중형 경비정 3척과 소형 경비정 2척이 파손되는 피해를 봤다. 하지만 2002년 제2차 연평해전에서는 우리 해군에 6명 사망, 18명 부상의 피해를 입혔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자신들이 요구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시급성을 부각시키려 했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우발적 상황에 대한 남한의 군사적 전비태세와 대응 수위를 알아보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초계함 침몰 실종·구조자 명단 보러가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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